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부의 날까지……. 가족과 관련된 음악이라면 으레 따뜻한 멜로디에 아이들의 간드러진 합창 코러스가 넘쳐나는 그런 곡들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그런 노래들은 식상하게 느껴지곤 한다. 아니, 식상하다는 말은 좀 심하고 좀 다르게 느껴보고 싶진 않은가?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해서 발라드나 동요가 전부는 아니다. 요즘 뒤늦게 우리나라에도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힙합에서 찾아보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부의 날까지……. 가족과 관련된 음악이라면 으레 따뜻한 멜로디에 아이들의 간드러진 합창 코러스가 넘쳐나는 그런 곡들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그런 노래들은 식상하게 느껴지곤 한다. 아니, 식상하다는 말은 좀 심하고 좀 다르게 느껴보고 싶진 않은가?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해서 발라드나 동요가 전부는 아니다. 요즘 뒤늦게 우리나라에도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힙합에서 찾아보자.

아, 힙합이라……. 물론 다른 곡들도 많이 있겠지만 불현듯 데프콘이라는 래퍼가 생각난다. 2001년에 발표한 [Straight From The Streetz Ep]에서의 녹음을 잠시 멈추고 부모님과 통화내용이 담긴 Skit 다음에 이어지는 ‘편지’라는 곡. 힙합, 아니 랩 음악의 특성상 MC의 뱉고 싶은 말이 잔뜩 담긴 개인적인 가사들이지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리라. 첫 번째 Verse 에서는 아버지에게, 두 번째 Verse에서는 어머니에게 하는 말이 각각 담겨있다. 단조로운 비트 위에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죄송함이 담긴 가사들은 굵직하면서 애절함이 묻어나는 데프콘의 목소리가 잘 어울려져서 듣는 이들의 가슴에도 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에 다음 앨범인 정식 1집 [Lesson 4 The People]에서도 ‘가족’이라는 곡으로 위에서 소개한 ‘편지’의 뒤를 잇고 있다. ‘편지’보단 좀 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 회한 등의 감정으로 점철된 가사와 래핑. 역시나 정규앨범이라 그런지 데프콘에서 보다 훨씬 다듬어진 실력과 사운드가 돋보인다.

 이번엔 작년에 한참 인기몰이를 한 다이나믹 듀오. [Taxi Driver] 앨범 중에 ‘My World’라는 곡은 데프콘과는 다른 느낌. 비교 포인트! 전반적으로 약간 밝은 분위기는 둘째 치고 랩 스타일도 다르다. 역시나 지난 날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런 내용이지만. 가족에 관련된 노래라고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두 남자’라는 곡도 공감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청년과 중년 남성을 나타내는 Verse는 각각 시대 아버지와 20대인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요즘 경제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어깨에 힘이 빠져버리고 어떻게 안 좋게 보면 가족 내에서 다소 소외되고 있는 우리 시대 아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마치 곡이 끝나고 나면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 이해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가족, 이번엔 분노이다. 이래저래 적도 많이 만들고 갖가지 사고에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Eminem이 생각난다. 그의 가족에 관련된 이슈들이나 노래들을 들어본다면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갈 때까지 간 최악의 가족으로 보인다. 하긴 전형적인 슬럼가의 가족상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복잡한 에미넴의 바이오그래피를 설하고 싶진 않다. 관련 곡들이나 찾아보자! 인디앨범은 접어두고 첫 번째 앨범인 [The Slim Shady LP]에서 그는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트렁크에 싣고 딸과 함께 그녀를 해변에 묻어버리자는 다소 섬뜩한 내용의 ‘97 Bonnie & Clyde, 2집 [Marshall Mathers LP]’에서는 부부싸움의 내용을 하드코어하게 다룬 ‘Kim’(Kim은 에미넴의 아내의 이름)등을 통해 계속해서 아내에 대한 불만을 뱉고 있다. 그 뿐인가, 동일 앨범 수록곡 ‘Kill You’에서는 그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만든 장본인이나 다름없는 어머니를 향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잔뜩 담고 있고, 거기다 3집 [The Eminem Show] 중 ‘Cleanin' Out My Closet’에서는 ‘엄마, 미안해요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의도는 아니었어요’라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다 이내 이어지는 Verse에서는 은근히 비꼬는 가사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불만과 분노가 전부는 아니다. 여러가지 불우한 가정환경이 그를 사랑스러운 딸에게만은 제대로 된 아버지이고 싶은 듯 ‘Hailies Song’에서 그는 ‘사람들이 나의 진정한 면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네가 필요할 때는 언제나 너의 곁에 있어 줄께.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라며 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작년에 발매된 새앨범 [Encore] 수록곡 중 ‘Moking Bird’ 또한 마찬가지로 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곡으로 말썽꾼, 난봉꾼 이미지에 반해 더욱 감동적이고 따뜻하면서 애절하게 다가온다. 요즘은 딸아이 때문인지 아내와도 잘 지내는 듯.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옆으로 샌 듯하지만 결국 생뚱맞은 결론은 화목한 가정의 조건은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사랑에서 비롯된다. 힘내자! 가정의 달인 5월. 5월만이라도 사고치지 말고 ‘효도 대마왕’이 되자.

(음악감상동아리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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