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대선은 지금까지의 여느 대선과 달리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불명예가 극에 달하고 있다. ‘비호감 대선’이란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덜 싫어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게 된다는 상황을 풍자한 표현이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후보의 자질이 의심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 후보 부인의 허위이력 기재, 군사독재의 주역을 옹호하는 망언 등이 그것이다. 대선이 네거티브 성향을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부적절한 공약에 대한 지적을 뒤로하고 서로의 허점을 찾아 비난하기 바쁘다. 자신이 속한 정당이 여당으로 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는 한국 정치판의 어두운 일면이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점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의 평가는 좋을 수 없고, 누가 더 ‘차악’인지 선택하는 대선은 ‘비호감’으로 전락했다.

이쯤에서 16년간 장기 집권한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생각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금융기관의 도산을 막았고, 2019년 독일 실업률을 3%로 만들었다. 2011년에는 야당이 제시한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법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합리적이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과도한 난민포용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점을 무시하진 않겠다. 하지만 독일의 부흥을 위해서라면 당의 경계도 뛰어넘는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은 정당만을 생각하는 한국 정치권이 배워야 할 정신이다.

고별열병식에서 메르켈 총리는 “신뢰는 정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고 말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까지의 비호감 인식이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한 나라의 지도자로 당선되었다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노력하여 실력으로 신뢰와 지지율을 올리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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