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할 사이 지나가 버린 여름. 무덥지만 푸르렀던 순간들. 소나기가 간절했던 따가운 햇빛도, 고막을 흔들었던 풀벌레의 울음소리도 그리워질 내일을 위해 <전대신문>이 찬연한 청춘으로 젖어 든 여름날의 조각을 모아봤다. 

 

#봉지 감성다방
매일 밤 12시, 그곳에서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낮에는 그곳 역시 여느 잔디밭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달이 차오를수록 사람들로 북적였던 그곳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함을 뽐내기 시작한다. 잔디밭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씁쓸한 흙 내음과 기분이 나쁘지 않을 정도의 습기를 머금은 새벽의 맑은 공기까지. 봉지의 새벽 감성에 젖어 들기 딱 좋은 환경이다. "안녕하세요. 전대인의 마음 쉼터, 봉지 감성다방입니다.“
이날은 친구와 함께 봉지 감성다방을 찾았다. 우리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서로의 일상과 안부를 물어본다. 흐트러진 감정의 조각들을 밤하늘에 대고 퍼즐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다.
"오늘의 봉지 감성다방은 어떠셨나요?“
우리가 그토록 봉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봉지의 조망이 아름다워서만이 아니다. 봉지가 자아내는 분위기에 서서히 젖어 들며 마음 한편에 쌓아두었던 감정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지에서 되찾은 평온함으로 결제할게요, 결제는 일시불로요!"
김용준(의예·21)

 

#우리가 이 여름의 주인공이 아닐지라도
이번 여름방학, 저는 경복궁 한편에 자리한 연구소에서 일했어요. 경복궁 근처에 방을 얻어 두 달간의 서울살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일엔 오전 8시 30분까지 연구소에 출근해 오후 5시 30분에 퇴근했습니다.
너무 설레었어요. 지방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 서울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반짝이는 도시였거든요. 흔한 건물, 똑같은 하늘도 괜히 서울이라는 이유로 다르게 보였습니다. 한동안 그곳을 배경으로 제 미래를 상상해보곤 했어요. 사실 반갑지 않은 일도 많았답니다. 서울의 여름은 살벌하게 더웠고, 확진자는 우후죽순 늘어났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큰 문제는 북적이는 서울에 비해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저였어요. 잡념은 쌓이고 해야 할 일은 잡히지 않았죠. 아무것도 못 하는 사이 제가 바라던 성공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쉽긴 해도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볼 수 있던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질 날을 기대하며 이번 학기를 맞이하려 해요!
김준영(문화인류고고·19)

 

#나는 신기루와 같은 여름을 보냈다!
혹시 신기루를 아시나요? 신기루는 굴절 현상으로 무언가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이걸 이번 여름 여수 여행에서 직접 보았죠.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아침부터 친구와 전화를 하던 중 갑자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급하게 구한 숙소에는 인피니티 풀이 있었어요. 수영복도 없이 대충 준비한 잠옷을 입고 맥주 한 캔과 함께 들어간 풀장. 열심히 헤엄도 치고 물멍을 때리는데, "야! 배가 떠 있어!"라고 외치는 친구의 시선을 따라 본 곳에 정말 배 두 채가 하늘에 떠 있었습니다. 그건 신기루였어요! 해가 질 때까지 하늘을 보다가 물놀이를 끝냈습니다.
이날 바다에서 본 신기루가 어찌나 기억에 남는지 이번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환상 같았던 광경을 보지도 못한 채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을 겁니다. 저의 여름은 신기루와 함께 시작했고 신기루처럼 금세 끝이 나버렸지만, 저의 환상 같은 기억을 ‘한 여름날의 기록’에 추억하고 싶네요.
장지원(행정·20)

 

#언제나 맑은 우리 하늘!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은 저에게 특별한 달입니다. 바로 저의 생일이 6월 2일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올해 생일은 아주 특별한 축하를 받아 더욱 시원하게 여름을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낸 첫 생일이기도 해서 더욱 뜻깊었어요. 특히 조교 선생님의 생일 축하 노래도 정말 감동이었답니다.
평소 저는 꽃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선배들에게 서프라이즈로 케이크와 꽃, ‘언제나 맑은 우리 하늘!’이라는 카드가 적힌 선물을 받아 감동했답니다. 함께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들도 먹으며 행복하게 생일을 맞이한 것 같아요.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고 모두 행복하고 언제나 맑게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고,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언제나 행복하세요.
송하늘(문화인류고고·20)

 

#내가 그린 그림은 여름의 교류
서양화과는 이번 여름, 방학에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대학교와의 교류 전시회를 위해 종강을 한 이후에도 매일 학교에 모여 친구들과 전시 준비를 했어요. 전시를 준비할 때는 전시에 괜히 참여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적도 있었어요. 전시 준비를 마치고 제주도에 가 전시에 참여하니 교류전에 참여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 제주에서 만난 제주대 분들과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양한 분들을 만나며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었고 뜻깊은 경험을 하고 왔어요.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교류'라는 게 이런 것일까요?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저의 그림을 그릴 생각입니다. 8월 말부터는 동명동에서 조선대학교와 교류 전시회를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가은(미술·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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