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대학생처럼 과제하며 먹을 주전부리를 사러 근처 편의점을 찾았다. 눈에 들어온 과자는 ‘뿌셔뿌셔’, 과자를 다 먹고 포장지를 버리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자를 부셔? 부숴? 뿌셔? 갑자기 헷갈리네.’
엉터리 한글이 조미료마냥 뿌려진 우리의 식탁. <전대신문>과 함께 건강한 우리말로 식탁을 채워보자.


#케찹? 케첩? 너의 이름은···

 

집 근처 마트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걸려든 이름 하나, ‘호박제리’. 보는 순간 <톰과 제리>의 생쥐 캐릭터가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이뿐만 아니다. ‘호박제리’ 옆 판매대에 올려진 ‘베이킹파우다(베이킹파우더가 바른표현)’. 이들처럼 외래어가 잘못 표기된 음식으로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① 돈까스(X)→돈가스(O)
어느 분식집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돈가스’. 수많은 이들의 단골메뉴라는 명성과는 달리 그 이름은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는 ‘돈가스’는 표기에 ‘ㄲ’과 같은 된소리를 써서는 안 된다. 조금 어색하더라도 ‘돈가스’라고 불러주는 게 그를 대하는 예의인 걸 모두 잊지 말자.

② 케찹, 케챂(X)→케첩(O)
케찹? 케챺? 이 달콤한 토마토소스의 진짜 이름은 ‘케첩’이다. ‘케첩’이라는 말은 1690년대부터 사용됐을 정도로 유서가 깊다고 하니, 이름에 대한 자부심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이다. 외래어를 표기할 때는 ‘ㅑ, ㅕ, ㅛ, ㅠ’ 등의 모음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받침에는 ‘ㅍ’이 올 수 없다는 것을 주의하자.


#‘아구찜 大자 하나요!’ 손님 그런 음식은 없습니다~

 

동네마다 있는 먹자골목, 군침 돌게 하는 냄새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 사이,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간판들도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아귀찜’, ‘쭈꾸미 삼겹살’, ‘낚지볶음’ 등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들의 향연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음식 재료의 표기가 잘못된 사례를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① 아구찜(X)⟶아귀찜(O)
아귀찜은 생선 ‘아귀’를 이용한 한국의 찜 요리다. 일반적으로 ‘아구찜’으로 많이 불리고 있으나 정확한 명칭은 ‘아귀찜’이다. 이름을 틀리게 부르는 사람들로부터 속상함을 느꼈을 아귀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건넨다.

② 쭈꾸미 삼겹살(X)⟶주꾸미 삼겹살(O)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라고 불리며 흔히 ‘쭈꾸미’로 부르기도 하는, 그것의 진짜 이름은 바로 ‘주꾸미’다. 이제부턴 쭈꾸미 아닌 ‘주꾸미 삼겹살’을 먹으러가자.


#아직도 버터가 아니라 빠다라 불러?

 

여전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일제 잔재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음식들에도 은근슬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① 빠다 코코낫(X)⟶ 버터 코코넛(O)
‘빠다’는 ‘버터’의 일본어 표기고, ‘코코낫’은 영어 ‘코코넛(coconut)’의 변형된 표기다. 일본어와 잘못된 영어 표기의 만남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다.
“빠다 코코낫이 아니라 버터 코코넛이라고요!”

② 크라운산도(X)⟶ 크라운샌드(O)
크라운산도의 ‘산도’는 영어인 ‘샌드위치(sandwich)’, 즉 ‘샌드’의 일본어 표기다. 바삭한 과자 사이에 크림이 들어간 모습을 샌드위치처럼 표현하고 싶었던 의도가 느껴진다. 하지만 크라운산도는 엄연히 일본어가 섞인 잘못된 표기이므로, ‘크라운샌드’라고 부르는 게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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