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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도서관 사서의 이야기■ 전대 인간극장 - 도서관 직원 위대현 씨의 하루
표성혜 기자  |  tnduf7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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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05  21: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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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하고 꽃비가 예쁘게 내리는 요즘, 따사로운 날씨와 푸근한 오후의 햇살은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벚꽃이 만연한다는 것은, 시험 기간이 다가온다는 또 다른 의미. 시험기간이면 많은 학생들의 발길이 닫는 곳, 그곳은 바로 우리 대학 도서관이다. 곧 문전성시를 이룰 우리 대학 도서관의 지킴이인 사서 위대현 씨(교직원·학술정보지원과)의 하루를 소개한다.

   
▲ 서가에 꽂힌 책들을 확인하는 모습

도서관, 잔잔한 나의 전쟁터
7시 40분에 알람을 듣고 일어난다. 8시까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고는 온도에 맞춰 옷을 고른 뒤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8시 35분쯤 집을 나선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학교까지 걸어가며 출근길 기분에 맞춰 음악을 골라 튼다. 감수성이 풍부한 날에는 아이유나 백예린의 노래를 듣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힙합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 걸어서 하는 출퇴근

사람을 만나면 금세 피곤해지는 내향적인 성격의 위 씨는 조용한 도서관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사서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잔잔함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서의 현실을 겪고 나니 도서관이 마음 편하기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며 자조하기도 한다.
출근 후 딱히 정해진 루틴은 없다. 밀려오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급한 일부터 처리한다. 위 씨의 주된 업무는 ‘서지 DB 구축’이다. 많은 양의 책을 쉽게 관리하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 출근 후 밀린 일을 차근히 정리하기 바쁘다.

도서관에서 일한다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건 아니다. 책을 좋아하는 위 씨는 업무를 하며 독서 할 시간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서가 되면 책을 많이 읽을 줄 알았는데, ‘그냥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 점심시간을 틈타 책을 읽는다.

요즘은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심시간마다 틈틈이 책을 읽고 있다. 이따금 팀장님이 독서하는 위 씨의 모습을 보고 책을 읽는다고 놀라시기도 한다. 점심시간이 그렇게 지나고 나면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도서관에서의 업무가 몰아치고 나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퇴근, 나를 채우는 또 다른 시간의 시작
퇴근 후 그의 시간은 나름 다채롭게 채워진다. 퇴근 후에는 소설을 쓴다는 위 씨. 위 씨가 쓴 소설은 ‘2020 문예 작품 현상공모’에서 단편 소설 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장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 가운데 제 책을 꽂아 넣는 게 위 씨의 꿈이다. 최근 층간소음으로 고충을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각과민증을 앓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쓰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 퇴근 후 노트북 앞에 앉아 소설을 쓰곤 한다.

최근 유튜브를 보며 연필 드로잉 연습도 시작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동경심이 생겨 시작하게 된 드로잉. 연습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직접 그린 엉망진창의 그림들을 보며 글이나 열심히 쓰자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기 전에는 일기를 쓰거나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며 서로의 하루를 공유한다.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누가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절로 오늘 하루가 정리된다. 여자친구와의 통화가 끝나면 하루가 마무리 된다. 일기는 매일 써보려고 했지만 숙제처럼 느껴져 쓰고 싶을 때만 쓴다.

줄어든 사람들과 도서관의 씁쓸함
코로나 이후로 도서관 이용자 수가 줄어 아쉬움을 느끼는 그다. 우리 대학 도서관은 이용자 수 증가와 독서율 증가를 위해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오프라인 행사의 온라인화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책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사랑하는 그에겐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위 씨는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우리 도서관 이야기는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휴관한 도서관에는 이따금 “도서관 문은 언제 여는 것이냐? 일 안 하고 편하게 돈 벌어서 좋겠다”는 이야기의 비방전화들이 온다고 한다. 위 씨는 “책 한 권이 도서관 서가에 꽂히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을 모두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단정 짓는 건 속상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이번에 새로 개관한 ‘정보마루’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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