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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축제의 시절이었다.
서금석(조선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강사)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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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30  22: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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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동네 달집을 태우는 장면은 대보름날 저녁의 절정이었다. 동네 축제였다. 그 나이 때의 지금의 아이들은 그 기분을 알까? 대보름날 깡통 돌리기 재미를 들려주고 싶다. 아련하다. 단연코, 정월 대보름날 경험을 기준으로 지금의 40대 이상과 30대 이하 세대를 나누어도 좋다.

1년 열 두 달, 열 두 번의 보름달이 뜬다. 물론 윤달의 보름달까지 얘기하자면 2~3년에 한 번씩 보름달은 한 달 더 있다. 음력 1월 15일을 특별히 정월 대보름이라고 했다. 이날을 도교적 이념을 담아 상원(上元)이라 이름 붙였다. 대보름달은 한 해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만들어 냈다. 고려시대 때는 이날 관리에게 3일간의 정기휴가를 주었으며, 또 연등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리고 6개월 후, 음력 7월 15일을 중원(中元)이라고 한다. 이날은 다시 남은 6개월의 새로운 시작점이 된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음력 10월 15일이 하원(下元)이다. 다시 남은 3개월의 시작이다.

특히 중원인 7월 15일은 보름달을 기준으로 1년의 한 가운데 지점이다. 바로 백중이다. ‘백발백중’의 그 백중이다. 1년의 한 가운데 지점, ‘백중’. 백중날에 사찰에서는 공양을 위해 '우란분재'라는 위령 행사를 거행한다.

한자로 원(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천하를 통일한 몽고제국의 이름이 원(元)이다. 원나라 자체가 새로운 세계 질서였다. 시간 질서의 상징어 연호가 바로 원(元)이다. 달력의 출발점도 원(元)이다.

정월 대보름, 곧 상원(上元)은 새해를 기념하는 축제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절, 동지부터 설날 그리고 입춘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정월 대보름까지 겨울철 자연의 생명력은 폐색이 짙어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때 인류는 축제의 분위기를 띄움으로써 새로운 희망으로 무장했다. 그 흥분으로 혹독한 한파를 이겨내고 봄을 맞이했다.

정월 대보름날 저녁, 깡통을 돌려 하늘에 날리면 그 쏟아지는 불꽃들은 마치 지금의 폭죽과도 같았다. 대보름날 저녁에 깡통 돌리기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깡통의 역사와 함께 했다.

대보름날 저녁, 보름달이 떠오르는 때에 맞춰 한해의 액운을 막고 소원을 빌기 위해 태웠던 달집의 역사는 길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사료로 확인해보면 찾기가 쉽지 않다. 쥐불놀이와 달맞이, 다리밟기 등의 세시 행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찰밥은 정월 대보름날 대표 음식이다. 찰밥을 지은 다음 여기에 대추·밤·기름·꿀·간장 등을 섞어 다시 쪄서 잣을 넣고 버무린 것을 약밥[藥飯]이라고 했다. 약밥은 대보름날의 음식으로 여겨 이날 이것으로 제사를 지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꿀을 약으로 썼다. 꿀밥을 약밥, 꿀과자를 약과라고 부른다.

이제 찰밥은 대보름날과 상관없이 방앗간 떡집에서 언제든지 구해 먹을 수 있다. 대보름이 사라져 가고 있는 징조다. 

   
서금석
(조선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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