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챙기랴, 토익 준비하랴, 바쁜 대학생의 삶 속에서 5·18민주화운동은 언젠가부터 조금씩 관심 밖이 됐다. 하지만 여기 그날의 의미를 재고하고 함께 기억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 ‘2019 5·18 광주순례단 세상을 바꾼 열흘’(이하 5·18순례단) 프로그램을 총괄·기획하는 정슬기 씨(신문방송·15)가 그 주인공이다.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의 비극적 역사로만 머물고 있음에 문제의식을 느낀 정 씨는 지난해 용봉교지 기획단으로서 전국 대학생 학회가 참여하는 5·18순례단에 참가했다. 이곳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자신들의 삶을 바꾸기 위한 주체적인 항쟁이었으며,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 운동이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처럼 앞으로 우리 사회 안에서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그 날을 기억하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기획에 열정이 넘쳤던 정 씨지만 전국 대학생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 분산 돼 있는 학회들에게 사전 자료를 제공하고, 학회들이 같은 날짜와 시간에 모이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학회학술네트워크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전국대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며 “5·18민주화운동을 광주만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 씨는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해야하는 이유를 ‘현재를 발굴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학회에 모여 함께 이야기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들이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해보고, 돌아가서 한국 사회에 대해 더욱 열띠게 토론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