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 5·18기념관에 있는 ‘오월관’ 관람은 ‘전남대와 5·18’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우리 대학에서 시작한 5·1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현재 시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5월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방식의 추모 문화 조성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학내 여러 기념 공간을 조성하고 연구 및 교육적 시선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해석이다.

우리 대학은 시민과 학생이 일상 속에서 민주화운동을 기념할 수 있도록 학교 곳곳에 5·18소공원과 민주공원, 박관현 열사비, 윤상원 열사 공원 등의 5·18 기념 공간을 조성했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민주길 조성 사업도 같은 취지에서 진행된다. 2005년에는 전국 최초로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강의인 ‘5·18항쟁과 민주·인권’이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되기도 했다. 같은 해에 용봉관(구본부)에 5·18연구소와 내부기념관도 들어섰다.

하지만 ‘일상적 추모’를 위한 기념공간이 일상 속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념 공간의 존재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문대 ㄱ씨는 “학내에서 5·18관련 기념 공간이 있는 줄 몰랐다”며 “전남대를 졸업한 이모가 당시 봉지나 용지 주변에서 시위가 있었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우리 대학이 5·18과 관련돼 있는 곳이라는 걸 알고만 있다”고 말했다.

기념 공간의 한계는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행사나 퍼포먼스를 통해 보완돼 왔다. 5·18주간 동안 총학생회나 총동아리연합회 등 학생들의 주최로 열리는 사진전이나 퍼레이드, 영화 상영회, 문학 공모전, 토론회 등이 우리 대학의 5월을 꾸몄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 주최로 진행되기에 그 규모는 매년 상이하다. 대부분 총학생회가 행사를 기획하는데 올해는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5·18주간이 이전보다 부실하게 지나갈 예정이다. 학생과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면 학교는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돼 왔다”며 “올해는 관련 행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는 올해도 예년처럼 5·18연구소 주최의 기념식과 학술 포럼, 학생과 교직원 등의 국립5·18민주묘지 방문 참배가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대학만의 특색을 살리고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할만한 새로운 추모 문화 조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병인 교수(사학)는 “학생들의 정서에 맞는 방식의 추모 행사가 진행돼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근엄하고 엄숙하기보다 5·18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정신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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