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26일. Rage의 부산국제락페스티발 참가가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통보 되었다. 매니아들은 이제 나머지 해외 밴드들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홈피 게시판은 매일 유쾌하고 때론 황당한 이야기들도 오고갔다.근거 없는 밴드들이 출연진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메탈빠돌이'와 '모던빠돌이'(?)로 나누어져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는 등 그 어느때보다 부산락페스티발은 시작 전부터 시끄러웠다. 주최측의 이런저런 이유로 공연을 한 달 앞두고서야 출연진이 확정되고, 일부에서는 부산락페스티발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망도 나오는 가운데 불안한 출발을 보인게 사실이다.하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주최측과 관객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루어냈고, 필자 역시 그동안 국내 대규모 락페스티발 중에서는가장 깔끔하고 완벽한 페스티발로 기억될 것 같다.

한국의 락페스티발은 하늘이 반대한다?

한국의 락페스티발은 '落(떨어질 락)'페스티발이란 말이 있다. 99년 기상악화로 인해 최악의 공연으로 기억되는 트라이포트락페스티발 을 비롯하여, 웬만한 락페스티발이 있는 곳에선 늘 천재지변으로 인해 좌초된 경우가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부산국제락 락페스티발 메인 공연을 하루 앞둔 8월 7일. 아침부터 부산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오후 1시에 다대포 현장은무대만 썰렁하게 남고, 악기들은 이미 철수한 상황이었다. 예정되었던 아마츄어락컨테스트도 역시 장소를 변경해야할 사태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하지 않았는가? 하늘은 부산락페스티발에 대한 우리들의 기대와 열망을 결코 저 버리지 않았다. 락의 불모지 이 땅을 더 이상 황폐화된 곳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우리의 뜻을 이제야 하늘도 인정했나보다. 기적처럼 오후 4시경부터 해가 뜨기 시작했고,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국제락페스티발 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8월 8일 부산국제락페스티발 메인공연의 첫 스타트는 부산의 인디밴드 '언체인드'가 끊었다. 국내에서 '정통 그런지'를 가장 잘 소화하는 밴드답게 남성적이면서도 어딘가 나약해보이는 낮은 울림을 가진 보이스. 그리고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이었다. 그런지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그들의 곡 구성력에 있어선 틀에 박힌 스타일을 벗어나려는 의도를 충분히 감지 할수 있었다.

언체인드 음악이 다소 쳐지는 스타일이다보니 출발은 어쩔 수 없이 다소 조용했지만, 관객들은 이어지는 '껌엑스'의 무대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슬램에 굶주린 사람들처럼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했는데, 바리게이트 위에서 바라 본 관객들의 모습은 마치 강하게 몰아치는 파도처럼 보였다. 국내 정규앨범에는 미수록곡인 'Hymn To Love'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팬들에게는 좋은 시간었다. 장난기섞인 보컬 이용원씨의 멘트는 순진한 아이를 보는 듯 했고, Nofx 처럼 시원시원한 멜로펑크 사운드는 지칠 줄 몰랐다. 기존 드러머 대신에 타카피의 드러머가 세션을 해서 그들이 100퍼센트 발휘한 공연은 아니었다.

부산국제라페스티발과 첫 인연을 맺게 된 뷰렛은 아직은 덜 알려진 신인밴드에 속하지만, 나날이 그 성장속도가 빨라 앞으로 제 2의 '자우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여성을 프로트맨으로 내세운 밴드들이 많았지만, 뷰렛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보는 이유는 문혜원씨가 있기 때문이다. 고음 또는 여림을 강조 하는국내 여성보컬 스타일 매너리즘에 구속받지 않고 독창적인 그녀만의 창법을 만들어내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것도, 외모와 목소리만을 주무기로 하는 여타 여성보컬 밴드들과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문혜원씨를 제외하고 그동안 멤버교체 탓에 이번 공연에서도 다소 불안한 연주가 확연히 드러났다. 물론 처음 접한 관객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으리라 짐작된다.

지난 2001년 부산국제락페스티발의 숨은 '복병'이었던 트랜스픽션이 이번에는 '메인'급으로 출연하였다. 당시에만 해도 '하드코어2001 컴필레이션앨범'에 참여하는 등 국내에서 실력있는 하드코어밴드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오늘의 트랜스픽션은 확실히 그 때와는 다른 'LA메탈밴드'냄새가 났다. 팝메탈적인 멜로디가 강조된 기타연주, 그리고 다소 늘어지는 보컬은... 당시 복병의 충격을 또 다시 원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웠을 것 같다.

이어서 그토록 기다렸던 '닐 자자(Neil Zaza)'가 무대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이번 락페스티발에 가장 관심을 가졌던 아티스트였기에 어느새 필자 자신도 '빠돌이 모드'로 변해있었다. 그는 안정된 연주, 뛰어난 퍼포먼스. 그리고 멜로딕컬하면서도 감성적인 연주를 동시에 하는 뛰어난 테크니션이었다. 시그널음악으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I'm alright'를 연주하자 모두 감동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연주하는 천진난만한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이어서 클래식을 변주한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하자 관객들의 함성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같은 곡을 연주했던 스티브 바이와 비교하자면) 남자와 여자(닐자자)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닐자자는 음악을 전혀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좋은' 가슴에 와닫는 감성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스티브바이가 중간중간에 불협화음을 하나씩 섞어서 드라마틱한 연주를 지향하는 반면, 닐자자는 연주의 깔끔함을 앞세워 다소 여성적인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닐자자의 무대가 끝나고, 개막식과 함께 한국락 공로상 수상식이 있었는데 올해의 영광은 작은거인 김수철씨에게로 돌아갔다. 김수철씨는 축하공연에서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스테이지를 보여 주었는데 그의 명곡 "나도야 간다"를 부를 때 그는 무대를 '깡충깡충'뛰어 다니며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고, 솔로 연주 때에는 기타를 물어 뜯는 등 기타리스트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해서 락의 산증인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어서 대한민국 락페스티발의 빠지지 않는 '국가대표'. 부산국제락페스티발의 단골손님이기도 한 '크래쉬'가 무대에 올랐다. 한 곡을 제외하고는 게이트 인 서울 뮤직페스 티발 때의 선곡과 같았는데 'whirlwind sruggle'를 시작으로 30여분동안 바리게이트가 무너질 정도로 열광적인 공연을 보여주었다.

공연때마다'명언(?)을 만들어 분위기를 업시키는 안흥찬씨는 "이 중에선 헤비메탈을 싫어할 사람도 많을꺼야. 상관하지 않겠어. 하지만 우린 헤비메탈이고, 여러분에게 진짜 헤비메탈을 즐기게 해줄게" 멘트를 날렸고, 이내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녹아 들어갔다. 이어서 안흥찬씨의 "우리는, 너희들을 위해 연주한다"라는 멘트와 함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가 이어지고, 오늘 공연의 정점에 달하게 되었다.

저녁을 굶고 강행하는 취재에다가 크래쉬 공연때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 버린 탓에, 멀리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잠시후 스크린에는 빨간유니폼의 보컬(살 찐 빌리코건 ?) 이 비추어졌고, 소윌워크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스피디하면서도 묵직한 기타리프와 고음부분에서의 판테라의 필립 안젤모를 닮은 샤우팅 창법은, 유럽식멜로딕데스메탈과 파워메탈이 적절히 조화된 음악을 들려 주었다. 다만 공연 중간중간에 보컬의 목소리가 연주에 많이 묻혀서 다소 아쉽기도 했다. 관중석 중앙에 한 팬이 준비한 스웨덴 국기와 태극기가 함게 휘날리는 장관은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왔는데... 예상했던대로 마지막으로 'Rejection Role'를 부르고 그들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사회자의 마지막 밴드 소개를 알리는 멘트가 이어졌다. 메탈페스트때의 아쉬움을 남기고 2년만
에 찾아온 아치에너미 !! 조명이 어두워지고 기타와 베이스가 연주되기 시작하더니 황소같은 여자(?) 안젤라가 등장하였다. 안젤라는 여성보컬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연속되는 헤드벵과 파워풀 넘치는 무대를 과감하게 보여 주었다. 가장 빡쌘 데스메탈밴드 답게 12곡 전곡을 '스트레트레이트'로 이어나가, 잠시 쉬고 싶은 관객들을 몹시 괴롭혔다^^a.. 아쉬었던 점은 앵콜곡이 없었다는 점. 마지막 곡이 끝나자 여기 저기서 한 목소리로 "Silver Wing!" "Silver Wing!"를 외쳐댔지만 (필자도 당연히 이 곡이 엔딩곡일 줄 알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첫 째날 공연은 막을 내렸다.

8월 9일 둘째 날은 '가볍게 위밍업'할 수 있는 밴드들로 시작되었다. '댄스뽕짝메탈코어' 디스코트럭은 관객들과 함께 디스코를 추면서 몸을 풀게 해주었는데, 멤버들이 새벽 5시에 부산에 도착해서 피로한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절정에 달하는 율동(?)과 연주력을 보여 주었다. 서로 눈치 볼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 흔드는 관객들의 모습도 락페스티발에서만 볼 수 있는 흐믓한 광경이었다.

이어서 상큼한 밴드 슈가도넛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첫 곡 Call me Plz에서 기타 현수가 도중에 기타잭이 빠지는 바람에 중도하차하는 헤프닝이 벌어졌지만, 창스의 임기응변으로서 지혜롭게 공연을 풀어 나갔다. 공연때마다 늘 엔딩곡으로 선곡하고 있는 Spinner Jump 에서는 관객 모두 신나게 점프를 했다. 두 팀이 간단히 '워밍업' 정도라면, 레이지본은 '체력'과 '유연함'을 필요로 하였다. 준다이의 역동적인 펑크댄스와 스피디한 펑크식 기타 사운드는 관객들로 하여금 슬램을 유도하였고, 이 곳 저곳에서 다이빙 하는 관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그리고기타의 얼굴에선 음악을 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한 희열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다운인어홀의 무대에 올랐다.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보컬 서준희씨의 다소 침울하면서도 그로데스크한 보이스. 거기에 여자 소프라노 김선영씨의 목소리가 입혀지자 더욱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노래를 이끄는 서준희씨가 'Hey~ Busan ! Busan!"의 연호가 계속 되었고, 관객들은 그들의 음악에 흠뻑 취해 있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내귀도에 도청장치는 '해커'란 곡을 시작으로 앞 밴드가 만들어낸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 정점에 달하게 해주었디.
다소 어눌하고 에로틱한 말투의 이혁씨는 관객들에게 인사를 올렸고, 리더 이혁 씨의 독특하고 매혹적인 퍼포먼스와 쉬지 않는 기타연주는 관객들을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였다. 마지막 곡으로 영화 헤드윅 O.S.T의 'Angly Inch'를 부를 때 이혁씨는 몸에 물을 뿌리는 절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곧 바로 무대서 뛰어 내려 프로다운 '쇼맨쉽'을 보여주어었다. 락 스피릿없이 '비쥬얼'만을 강조하는 비디오 스타들과는 달리 '비디오'와 '라디오'양면 그 어느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중용적 음악'을 보여주는 밴드란 생각이 든다.


내귀에 도청장치의 공연이 끝나고 비젼스 오브 아틀란티스(이하 V.O.A)가 무대에 올랐다. 음악 스타일이 비슷한 2001년 나이트위시, 2002년 에덴브릿지때와 달리 V.O.A는 혼성 듀엣이었다. 키보드 인트로가 인상적이었던 'Eclipse' 중간에 드럼에 문제가 발생하여 연주 중간에 셋팅을 새로 하는 헤프닝도 발생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드럼소리를 대신해주어 멤버들도 박수에 맞추어서 계속 연주를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선곡 중에서도 'Lovebearing Storm'이란 곡은 '쿵짝쿵짝~' 4비트의 익숙한 리듬으로 진행되어 매우 인상적인 곡이었다. 그런데 V.O.A의 남자 보컬이 컨디션이 않 좋았는지, 실수를 많이 하였고, 기대만큼 혼성 듀엣의 화음도 조화롭는지 못하였다. 오히려 나이트위시 처럼 프로트맨을 여성 단독으로 나가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 공연 후에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부산 공연이 끝나고 서울 에서도 공연을 가졌었는데, 관객 수가 50명에 그쳐서 관계자들이나 관객 모두 곤혹스러웠다고 전해진다. )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비젼스 오브 아틀란티스의 공연이 끝나고, 이제 3팀이 남은 가운데 마지막 남은 한국밴드 '해머'가 등장하였다. 그들의 강한 기타리프와 지칠줄 모르는 노래, 스크래치는 무대특수효과의 분위기와도 매치가 잘되어 더욱 공연이 돋보였고, 여기저기서 다이빙을 하는 관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이빙 횟수로는 이틀 중에서 가장 많았을듯), 다대포 해수욕장의 땅덩어리가 울렁거릴 정도로 슬램파티도 절정에 달하였다.

이어서 스웨덴의 멜로딕데스메탈밴드 스카이파이어가 해머의 바톤을 이어 받았다. 해머 때 너무 빡쌔게 슬램을 한 탓인지, 마지막 레이지의 공연을 위해서 힘을비축하려는 것인지 관객들은 그들의 강한 사운드에 비해선 다소 늘어진 모습이었다.

특히 사운드가 잘 빠져나오지 않았고, 보컬 기타 드럼소리 모두 매끄럽지 못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리허설 때 준비한 세팅을 Rage의 엔지니어가 공연 취소 운운하며 다른 밴드들에게는 건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전부터 스카이파이어측에서 요청한 dw 드럼도 rage를 위해서 갑자기 yamaha로 바뀌니 소리가 잘 안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다음팀 Rage가 헤드라이너라서 대우를 그렇게 했다는건 지나친 횡포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아쉬웠던 스카이파이어의 공연은 막을 내렸고, 15분 여간의 세팅 시간이 지난 후, 부산락페스티발의 헤드라이너가 Rage가 무대에 올랐다. 마치 드럼 머신이 연주하는 듯한 기계적인 비트와 쉴 틈 없는 일렉트릭 기타 리프가 곡을 관통하였고, 묵직한 베이스는 규칙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코드변화를 보여주었고, 이 것이 과연 3인조밴드가 내는 사운드일까라는 의문이 들정도로 중량감있고 꽉 찬 음향을 들려 주었다.마지막 헤드라이너이어서 그런지, 보여줄수 있는 특수효과는 모두 뿜어내었고 관객들은 분위기의 흐름을 타면서 미치도록 열광해댔다. 모든 곡이 훌륭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Dires Irae'는 웅장하고 신비로운 백코러스가 여전히 내 귓가에 맴돌정도로 인상적이었는데, 중간 중간에 이어지는 기타솔로는 유럽 메탈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신비함을 더 해주었다. 이어서 연주곡 Unity 가 이어졌고, 멤버들 개개인의 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특히 드러머 Mike Terrana의 솔로연주는 이 공연의 압권이었다.


'파워'와 '헤비'로 무장된 투 베이스 드러밍은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동물적인 감각의 타이밍 플레이와 굵직한 연주를 보여 주었어 그 놀라움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락 공연에 있어서 드러머는 항상 뒤에 가려져 있지만, 오히려 Rage는 드러머가 가장 돋보이는 존재였던 것이다.
1시간여 동안 공연이 계속되었고 대망의 앵콜곡 'Higher than the sky'가 이어졌다. 마지막 노래를 관객들과 함께 부르고 싶은 의도였을까... 빠른 원곡과 달리 다소 느슨하게 연주되었는데 가사를 모르는 사람들도 따라 부를 수 있게 후렴구를 반복하였다. 공연장에 끝까지 남은 2만여명의 관객들은 모두 " higher~than the sky~를 열광하며 따라 불렀고, Rage도 헤어지는게 매우 아쉬웠는지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연주하였다.

마치며 (잡담)

부산국제락페스티발은 공연 기획단계에서 스폰서의 결렬 등으로 예산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여파가 섭외과정에서도 미쳐서 잡음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일정이 축소되고 무대 규모도 예전에 비해 작아졌고 여전히 해외 출연진에 대한 미련이 남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매년 악순환되고 있다는 데 있다. 수십억의 예산이 소요되는 국제 영화제가 부천,부산,전주,광주 등 지방도시에서도 많이 유치되고 있는 반면(이렇게 많이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이다..) 국가보조로 치루어지는 '국제'락 페스티발은 부산 단 한 곳밖에 없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락매니아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늘 악순환되고 있는 해외 출연진 문제도 따지고 보면 결국 '돈' 때문이 아니던가. 국가에서 영화.미술 분야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매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락페스티발을 유치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락 그리고 공연이 소수의 컬트가 아니라 대중 속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보여줘서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락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락문화를 정착해보자. 나는 그 가능성을 이번 락페스티발서 보여주었던 관중들의 뜨거운 열광에서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대포 혁명'의 불씨가 전국으로 퍼져나가 언젠가는 누구든지 쉽게 락음악을 즐 길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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