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드러지는 선율에 화려한 가락.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이 소리는 바로 우리 대학 청소 노동자 이춘식 씨(66)가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소리다.
 
수준급의 하모니카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이 씨는 주말이면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해 요양원이나 각종 지방 행사 무대에 오른다. 우리 대학 축제인 대동제 무대에도 세 번 가량 올라서 아름다운 하모니카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대부분 돈을 받지 않고 무대에 오르는 그에게 가장 값진 보상은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이 씨는 “어르신들이 박수를 치며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무대에 오르는 이유를 밝혔다.
 
40여개의 하모니카와 몇 장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악보를 가지고 있는 이 씨. 하지만 하모니카 연주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오로지 독학으로 하모니카를 익힌 그는 노래를 듣고 직접 음을 찾아 악보를 만들 정도로 음악적 감각이 뛰어나다. 그는 “아버지가 마을에서 시조나 육자배기를 잘 부르시기로 유명했고 그런 아버지를 보며 노래를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마을에서 열린 노래자랑 무대에 최연소로 올라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씨는 어릴 적 동네 형이 하모니카를 부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하모니카의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생계를 꾸리느라 하모니카를 불 여유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하모니카와 함께 하는 삶을 산 지는 올해로 9년째라고 한다. 마음껏 하모니카를 부는 요즘, 이 씨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그 못지않게 음악을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순간이다. 그는 “공연을 하러 갈 때면 아내가 항상 동행해서 매니저처럼 챙겨준다”며 “취미생활을 이해해주고 같이 즐겨주는 아내를 만나 행운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씨의 목표는 앞으로도 하모니카와 함께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을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즐거운 그는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면 웃음치료사 공부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씨는 “남들 앞에 서서 그들을 웃게 해주는 게 가장 보람이다”며 “기름 값만 있다면 앞으로도 어디든 가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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