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진 양(영문·4)에게 2003년의 대구는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경북대학교 교류학생으로 찾은 대구, 그곳에서 맞은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통역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는 덕분이다.

나이지리아 농구팀의 통역을 맡았지만, 그녀는 "대기 중이었다가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다"며 아직은 쑥스러운 시작을 말한다. 축구팀만 출전한 나이지리아의 구단장과 함께 경기장을 돌았던 것이 아직까지는 가장 큰 행사.

그녀는 아프리카 지역 선수들의 숙소를 오가면서 "아, 저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대학생이구나"하며 그들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졌다고 한다. "선수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같은 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 새로우면서도, 비슷한 또래들이라 행동도 그만그만해 어색하지가 않다"는 그녀도 외국인들의 지나친 애정표현이나 아무데서나 옷을 벗어 던지는 모습들에는 깜짝깜짝 놀란다.

"세계적인 행사라는 것보다 내가 대학생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행사이기에 더 소중하다" 어느덧 대학생활 4년, 무궁무진한 기회 중에서 앞으로 몇 년간은 이러한 세계 대회는 없으리라는 예상들이 자신을 더욱 열심히 뛰어야지 마음먹게 한단다.

함께 자원봉사 하면서 가까워진 많은 사람들, "세상에. 사람들이 참으로 가지가지구나"하며 감탄하면서도 그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이번 활동에서 빼놓을 수는 없는 것. 기숙사 학교를 오가면서 답답하기만 했을 일상은 이곳 유대회에서만큼은 추억으로 소중히 쌓여간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이북 선수들과 자주 마주친다"며 "가까이 가서 말을 걸 수는 없어도 우리랑 같은 말 쓰는 같은 사람들이구나" 싶다는 그녀. 그들과 이야기하지 말라는 지시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녀 스스로 "대학생들끼리 함께 만드는 축제에서 남북도 함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축구팀 곁에서 동분서주 뛰어야 하는 대구는 여전히 덥지만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함께 뛰는 시간이라니, 그녀의 즐거운 시작은 이제부터다.

백지선 기자 kindpl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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