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학생회관(일생)을 자주 와본 학생이라면 건물 옆에 있는 구두 수선점을 한 번이라도 본 적 있을 것이다. 고장난 자전거나 낡은 구두를 새 것처럼 변신시키는 이곳은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두나 자전거를 손 볼 수 있어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올해로 15년째 이곳에서 학생들의 구두와 자전거를 손봐주고 있는 박정영 씨를 <전대신문>이 만나 보았다.

오랫동안 일하다보니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박 씨. 졸업 후 결혼해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고 먼 곳에 사는 졸업생들조차도 신발을 맡기러 다시 찾아 오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해외로 유학을 간 학생이 어머니를 통해 신발을 맡겼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 그는 “꼭 전대 아저씨에게 맡긴 다음에 가져와달라고 부탁했다며 한 어머니가 구두를 다섯 켤레 정도 사왔던 적이 있다”며 “그 학생이 아저씨 덕분에 잘 신고 유학생활을 잘 하고 왔다며 나중에 방문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박 씨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손질해준 구두를 신고 면접에서 합격했다며 다시 찾아온 학생을 만났을 때다. 면접용 구두를 들고 오면 더 신경 써서 손질해주는 그의 마음이 구두를 신은 학생에게까지 닿는 듯하다. 면접을 보러 간 학생이 다음 해에 또 면접 구두를 들고 방문하면 짠한 마음이 먼저 든다는 그. 그는 “취업, 진로에 걱정이 많아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있는 학생들이 있다”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열심히 한 만큼 취업이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우리 학생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학교나 학생들이 원한다면 계속 영업을 하고 싶다는 박 씨. ‘아저씨는 우리 대학에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꼭 여기서 오래 계셔야 해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그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까지 전남대에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날까지 적은 힘이나마 학생들에게 베풀고 싶다”며 학생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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