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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삶을 간결하게 정리해요! 미니멀 라이프 체험기
류지원 기자  |  willow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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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4  1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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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란 절제를 통해 일상에 꼭 필요한 적은 물건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 사조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등장한 미니멀 라이프는 소중하고 본질적인 삶의 요소에 집중하고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필자는 생각이 많아 신중할 때도 있지만 걱정 또한 많다. 추억이 담긴 물건은 쉽게 버릴 수 없는 ‘저장강박증’도 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공간이 모두 가득 찬 ‘맥시멈 라이프’는 일상을 지치게 한다. 2주간의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함으로써 일상의 공간을 재배치하고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 충동구매 절제하고 일기 쓰기
1일차 충동구매 절제하고 일기 쓰기
 
미니멀 라이프 1일차. 충동구매가 잦은 상점부터 끊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집 앞 1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자몽맛 젤리가 너무나 먹고 싶었다! 짧은 고민 끝에 젤리 대신 집에 있는 과일을 먹기로 했다.
새콤한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하루를 마친 나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보상 심리가 소비를 부추겼다는 걸 느꼈다. 그 날 저녁 작은 충동구매를 절제했다는 뿌듯함을 비롯해 감사한 일 5가지를 일기에 적었다. ‘공부를 마치고 집에서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 물건 정리하기
5일차 물건 정리하기

미니멀 라이프 5일차. 집에 있는 물건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리의 제1원칙, 수납장의 모든 것을 꺼내라! 수납장 속 물건들은 두 분류였다. 더 이상 꺼내지 않는 ‘과거’이거나 언젠가는 필요할 거라는 ‘미래’로, 가지고 있을 때 행복하지 않았고 현재에 집중하는 데 필요하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 어린 시절 만든 작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머리끈과 핀이 그 예다. 9살에 여행지에서 산 인형들은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차마 버리지 못하고 조금만 더 두기로 했다. 다음에 또 수납장을 열었을 때 고민해서 버리기로 약속했다.
   
▲ 중고 가게에 기증하기
10일차 중고 가게에 기증하기

미니멀 라이프 10일차. 주말에 정리한 책과 옷을 우리 대학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기로 했다.
기증 가능한 물건인지 홈페이지에서 미리 살펴본 후 가게를 방문했다. 기증할 물품을 건네고 인수증만 적으면 끝이었다!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했고 기증된 물품들은 다른 이에게 용이하게 쓰일 준비가 됐다. 가게는 중고 서적들로 빼곡했고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마련되어 있었다. 중고 서적의 가격을 물으니 웬만한 중고가보다 더 저렴했다. 반드시 새 물건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중고 시장을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SNS 대신 취미 생활하기
14일차 SNS 대신 취미 생활하기

미니멀 라이프 14일차. ‘휴대폰 사용 줄이기’는 이제 익숙해졌다. 첫 날에는 지키기 어려워 습관적으로 휴
대폰을 만지작거렸지만 반드시 필요한 연락을 제외하고는 들여다보지 않으려 했다. 즐겨하는 SNS 알람을 처음 껐을 때는 소식이 궁금했지만 2주 차인 지금은 화면 속 세상이 재미없다. 대신 그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하기로 했다. 하루 1시간 이하였던 독서 시간을 늘려 더 많은 책을 읽었고 지루하면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했다.
SNS를 통한 즐거움은 다른 활동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자기 전 핸드폰을 하면 아침에 눈과 어깨가 피로하곤 했지만 이제는 찌뿌둥함이 덜 하다.

2주간의 미니멀 라이프로 필자는 그동안 과잉과 무질서의 공간에 속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대인은 누구나 ‘호더(Hoarder·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사람)’가 되기 쉽다고 한다. 공허해서, 외로워서, 별 이유 없이 물건을 구매하고 쌓아두는 것이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은 마음에 들어와 어지럽게 자리를 차지한다. 정리와 비움을 반복하면서 더 이상 습관적 소비가 아닌 독서, 음악 감상, 운동과 같은 의미 있는 활동으로 삶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기 전에, 버리면서 한 번 더 생각하니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날 하루는 SNS가 아닌 일기를 쓰면서 정리했다. 이렇듯 미니멀 라이프는 눈에 보이는 외적 공간을 정리함으로써 복잡다단한 내적 공간의 변화까지 이끌어냈다. 일상이 변화되길 원하는가? 지금 쓰레기봉투를 들고 수납장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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