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체청렴도 측정 설문조사’ 결과 내부구성원 청렴도 낮은 수준
‘부당한 업무(갑질) 지시’ 문제 드러나…인식 개선 노력 요구

우리 대학 총무과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8 자체청렴도(내·외부) 측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부구성원이 인식한 우리 대학 청렴도 평균이 7.41(10점 만점,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과는 ‘어젠다 2021 청렴캠퍼스 구축’일환으로 우리 대학의 청렴도 수준 제고를 위해 지난 6월 자체청렴도 측정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리 대학 용역 등 계약 상대방 및 관련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부청렴도는 8.7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비해 대학 구성원 (▲교원 ▲직원 ▲조교 ▲시간강사 ▲연구원 ▲박사과정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부청렴도는 낮았다.
특히 시간강사(7.4), 조교(6.89), 연구원(6.4)이 느끼는 청렴도 점수가 낮았다. 그 중에서도 ‘조직문화 및 제도’ 항목에서 ‘부당한 업무 지시’ 이른바 ‘갑질’에 대한 점수가 가장 저조해 이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관행처럼 지속되는 ‘갑질’ 문화


총무과는 ‘2018 자체청렴도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갑질(부당·사적업무 지시), 연고관계에 따른 인사관리가 우리 대학 청렴도에 취약한 항목인 것으로 분석했다.


‘부당한 업무(갑질) 지시’ 문항에는 연구원(5점), 조교(5.68점), 시간강사(7.24점) 순으로 낮은 점수를 매겼는데, 이는 조교, 시간강사, 연구원이 교내에서 갑질이 일어나는 정도가 빈번하다고 인식함을 의미한다. 구성원별 청렴도 점수 하위항목에서도 조교(51%)와 연구원(62%)은 ‘상급자(교수·직원)의 갑질’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이 대학 내에서도 만연해 있음을 시사한다. 자체청렴도 측정 설문조사에서 ‘개선 요구 사항’의 주관식 문항에 응답한 박사과정자 ㄱ씨는 “교수와 직원의 갑질이 여전히 존재하며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학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교 ㄴ씨는 “조교들에게 교수 개인의 연말 정산, 사적인 심부름은 물론이고 심지어 술자리 운전까지 시키는 교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는 이러한 ‘갑질’이 문제라는 인식조차 없는 상급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원 ㄷ씨는 “교수나 직원이 반말로 하대하듯 대하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며 “조교나 연구원을 ‘을’과 같은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대학 내 갑질’에 불만


2018자체청렴도 설문조사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학부생 역시 대학 내 갑질 문화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학부생 ㄹ씨는 ‘교수들 수업 갑질, 나만 불편한가?’ 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일부 교수들의 나태한 수업 진행과 부당한 갑질을 비판하기도 했다. ㄹ 씨는 “학생들은 결강을 하면 납득할만한 사유서를 제출해야 인정이 되는 것에 반해 교수들은 수업 결강을 당일에 통보하기도 하고 영상시청을 하라며 수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해진 시험기간과 보강기간이 있는데 교수의 편의에 따라 시험 일정을 바꾸거나 보강 날짜를 정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중렬 한국비정규노동조합 전남대분회장(국어국문)은 “잘못된 갑질 문화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은 대학 내 고착화된 권력 구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대학 내 구조를 수평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모든 대학 구성원이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대학은 이번 자체청렴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렴도 취약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총무과는 “갑질행위 신고 및 상담창구를 상시로 운영하고 총장이 주관하는 ‘반부패·청렴정책 추진단’을 꾸리는 등 실효성 있는 청렴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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