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당 앞 대명매(홍매)는 매년 3월이면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우리 대학 명물이다. 특히 대명매가 올해로 수령 100년을 맞았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새롭다. 이에 대학은 오는 22일(목) 민주마루 앞 잔디광장에서 식목일 기념 무료 나무나누기 행사와 더불어 ‘전남대학교 홍매(대명매) 역사와 의의’를 기리는 작은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우리 대학 홍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명매 후계목 분양신청(80주/분양가 주당 10,000원)을 받는데, 2018년에 접목하여 접목 1년생 묘목을 2019년 봄에 분양할 예정이다.  
 
 
▲ 대명매 2017년 3월 모습

 

▲ 대명매 1996년 모습
해마다 3월 하순쯤이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나무가 있다. 나무 주변은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거나 꽃송이의 향기에 취해 화색이 만연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밤이면 달빛 아래에서 매화송이 따다 술잔에 띄워 먹던 학창시절의 추억도 그립다.

그 나무가 바로 대강당부근에서 붉은색의 꽃을 피우는 ‘대명매’라 불리는 ‘매실나무’이다. 임진왜란 의병장으로 이름이 높은 고경명 장군의 손자인 월봉 고부천 선생이 1621년에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갔을 때 희종 황제에게 받은 홍매 한 그루를 고향인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에 심고 ‘대명매(大明梅)’라 부른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당시 월봉은 명나라 황제 광종이 재위 29일 만에 약을 잘못 복용해 사망하자 예의와 법도를 갖추어 황실의 슬픔을 위로하는 등 새로운 황제인 희종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이에 희종은 월봉의 학식과 인품을 크게 치하하면서 옥배(玉杯) 1쌍, 고씨화보(顧氏畵譜) 4권과 함께 홍매(紅梅) 1분(盆)을 상으로 내렸다.

2013년에는 4백 년 된 고매(古梅)라고 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15년의 문화재청의 현장 실사에서 두 차례 옮겨 심게 된 것이 천연기념물 지정의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박화성교수께서 발표한 ‘지도교수님에 대한 회고’라는 글이 발견되어 4백 년 된 ‘고매’가 아니라 그 나무로부터 포기 나누기를 한 ‘후계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18년에 고부천 선생의 11세손인 고재천 교수(농업생명과학대학 제3대 학장)가 ‘대명매’로부터 ‘취목’으로 포기 나누기를 하여 키우던 것을 1961년 10월 17일에 농과대학에 기증하였다. ‘취목’은 식물의 줄기 일부분을 땅으로 늘어뜨려서 흙은 덮은 다음 뿌리가 뻗어 나오는 것을 기다려 떼어내서 심는 영양번식법의 일종이다. 이후 1972년에 우리 대학에 기증하여 1976년 3월 10일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심었다.

‘대명매(전남대)’는 우리나라 고매 중 계당매(담양 지실마을), 고불매(백양사), 선암매(선암사), 소록수양매(소록도)와 함께 ‘호남 5매’로 알려졌다. 금둔사 홍매도 엄동설한을 견디고 세상에 나온다는 뜻의 음력 섣달에 피는 ‘납월홍매’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고목 매실나무와 달리 꽃잎 하나하나가 싱싱한 것은 왕성한 생육상태를 의미하며 그만큼 젊고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높이 4.2m에 너비 6m 정도가 넘는 수형이 빼어난 큰 매실나무이다. 꽃피는 기간이 길어 평균 30여일 이상의 개화 기간도 자랑할 만하다. 1980년대에 삼성 이병철회장이 ‘대명매’의 자태에 반하여 대학 건물을 지어 줄 테니 대명매를 달라했다는 소문이 학내에 파다했다.

‘대명매’는 올해로 백 살이 된다. 이제라도 잘못된 정보는 올바르게 바로잡고 제대로 된 대접을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식목일에 학교차원에서 기념행사를 추진 한다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황호균(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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