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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노력으로 최소의 성과를 기대하자■1587호 사설
전대신문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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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2  14: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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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인의 일상 또한 대학 밖의 이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이 핵심이다. 그런데 우리의 노동은 특이하게도 최대의 노력으로 최소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일치되어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어 있다. 많은 수고만큼 큰 성취가 어려운 특수 노동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대학인은 대학에서 자기가 맡은 일이 무엇인지 개인의 양심과 공동체 윤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교수는 지식 생산 활동인 ‘연구’와 그 생산의 결과를 학생에게 전수하는 ‘교육’에 대부분의 시간과 정력을 투자한다. 교수가 하는 일 자체의 성과는 숫자로 측정하기 참 애매해서 대학인 모두가 교수 개인의 양심을 최대한 존중한다. 학생은 대부분의 시간과 정력을 ‘학습’에 쏟는다. 개별 학생이 대학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에 학습 성과 또한 단순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독특한 영역이다. 그래서인지 교수와 학생은 더 좋은 평가 방법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대학 행정을 담당하는 보직교수와 직원들은 교수의 연구 및 교육 활동과 학생의 학습 활동이 최적의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공력을 들인다. 이들의 일은 교수와 학생이 교육 연구 학습을 통해 만들어내는 모종의 의미 있는 성과로만 인정받기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굳이 드러낼 필요도 없다. 시루에서 콩나물 기르는 이치와 비슷하다.

우리는 지난 10여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대학인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왜곡되어 대학인의 정체성을 헷갈리게 했는지 잘 알고 있다. 최근의 시대적 과업으로 표현하면, 그 대표적인 적폐가 교수들 간의 경쟁을 제도화시킨 상호약탈식 성과급적 연봉제다. 연구 영역과 연구 방법을 불문하고 논문 숫자로만 교수의 노동성과를 평가하는 이 제도는 연구의 참 가치를 왜곡했다. 교수의 교육활동 또한 그 본질적 가치를 고양하기 보다는 관리와 통제의 맥락에서 평가 대상이 되어 수업의 방법과 학습 결과는 교육부가 정한 상대평가에 맞춰야만 한다. 학생의 학습은 ‘취업률’이라는 평가지표에 따라 학습 내용을 구성하고 학습방법을 획일화하는 해괴망칙한 일이 되어 비판과 창조보다는 암기와 순응만 인정한다.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점을 딸 수 있는 정체불명의 교과목이 개설되었고, 받아 적는 수업만 찾아다니는 이상한 대학생이 양산되고 있다. 대학 행정은 교육 연구 학습이라는 노동의 질을 고양하기 보다는 교육부 지침과 언론사 평가지표를 위한 관리 및 통제를 우선한다. 직원은 알지도 못하는 글짓기에 동원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처리해야하는 산더미 같은 서류에 매몰되어 초과근무가 일상이다. 10년 동안 누적된 적폐로 대학인은 성과 평가를 위해, 취업률 제고를 위해, 순위 경쟁을 위해, 행정 효율성을 위한 도구적 기능인으로 전락했다. 노동의 양은 계속 늘어났지만 자신의 수고로운 노동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대학인은 매우 드물다. 처음에는 이상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길들어져 자기 노동의 참가치를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연구실에서 강의실에서 사무실에서 교수 학생 직원과 함께 우리의 노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작은 변화를 위한 실천이 필요한 새해다. 교수의 연구와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자. 학생의 참된 학습을 왜곡시키는 교육과정을 고발하자. 학습 활동을 저해하는 환경이 무엇인가 살펴보자. 내가 하는 서류 작업이 정말 필요한지 따져하자. 현장에서 교수와 학생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사무실의 서류작업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자문하자. 그리고 함께 논의하자. 대학인의 노동은 매우 특별해서 최대의 노력으로 최소의 성과를 기대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일치해야만 우리가 인정하는 좋은 대학을 만들 수 있다. 새해를 맞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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