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메뉴판의 뒷면 모습
논란이 된 메뉴판의 뒷면 모습

경영대 축제 주막 메뉴판 속 포르노를 연상하는 문구가 눈살 찌푸려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가 된 메뉴판의 뒷면은 PC 폴더 화면의 디자인이며 메뉴는 동영상 파일의 제목에 적혀 있다. ‘섹파전(#그거_말구_섹시파전말이야(5천원)’ ‘튀김만두#속살이_궁금해?_그럼_벗겨(5천원)’ ‘주물럭줘#어디?_여기?_웅!(7천원)’ 등 메뉴명이 자극적인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영대 축제기획단장이 지난달 27일 우리 대학 SNS커뮤니티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축제 주막팀’의 사과문 전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삭제 요청이 있어 현재(28일 기준) 삭제된 상태다. 경영대 축제 ‘동백제’는 4개 부서(▲주막팀▲무대팀▲홍보팀▲미니게임팀)가 준비했으며 해당 메뉴판을 만든 팀은 주막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과문에 따르면 “이번에 만들게 된 메뉴판은 철없는 저희 팀이 축제 전날 급하게 만든 것이라 축제기획단장과 검토와 상의 없이 바로 축제 당일에 사용하려 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선정적인 메뉴판도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했던 저희 팀이 정말 죄송스럽고 이번 축제로 인해 떨어진 전남대학교 명성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고 밝혔다. 이를 본 학생들은 “실명을 숨기고 하는 사과는 비겁하다” “전남대학교의 명성에 먹칠하지 말길 바란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축제기획단장은 “메뉴판 디자인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었다.”며 “확인한 후에는 우선 수거했으나 메뉴판을 변경할 시간이 부족해 코팅된 A4용지를 뒤집어서 메뉴를 다시 적어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가한 농생대 ㄱ 씨는 “만든 사람이 재미를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보기에 불편한 사람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며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메뉴판을 기획할 때 주의를 더 기울였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은지 씨(일어일문·16) “다른 대학에서도 선정적인문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에도 우리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인문대 ㄱ 씨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성 윤리 의식이나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영대 부학장은 “축제기획단장과 사전만남을 갖기는 했으나 축제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일일이 검토하지 못해 생긴 불미스러운 일인 것 같다”며 “학교에서 신경 써서 지도를 하겠으나 학생들이 사전에 성과 관련된 의식을 갖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차선자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메뉴판을 작성한 당사자들은 재미를 위해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저속한 표현들이 작성자의 의도와는 달리 혐오감과 불쾌감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민해봐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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