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와 혼용어를 사용한 간판들의 모습
외래어와 혼용어를 사용한 간판들의 모습

길을 걷다 보면 영어나 한자어, 외국어를 사용한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순우리말로 된 간판은 얼마나 있을까? 한글이 571번째 생일을 맞이한 기념으로 <전대신문>이 우리 대학 주변 상가들의 ‘간판’표기 실태를 분석했다.

우리 대학 반경 2km이내의 식당, 카페, 옷가게를 무작위로 선발해(네이버 지도 검색 결과 기준) 총 863곳의 상호를 조사한 결과 순우리말 상호 사용처는 단 91곳으로 약 11%에 달했다. 외래어 및 외국어가 437개로(약 51%)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외국어와 순우리말을 혼용한 상호가 238개(약 28%), 한자어가 97개(약 11%)로 뒤를 이었다.

나은지 씨(경제·16)는 “무분별한 외래어간판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고유성을 서서히 잃을 것 같다.”며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한국어 간판을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변진애 씨(불어불문·16)는 “국제시대이기 때문에 외국어 간판을 사용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전대 주변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 한글 간판 밑에 영어이름을 적어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문에 위치한 한 신발가게의 사장은 “원래 한글 간판을 사용했는데 촌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어 영어 간판으로 바꿨다.”며 “손님들은 한글 간판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후문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김태이(58) 씨는 “가게에서 어떤 음식을 파는 지 바로 느낄 수 있도록 일본어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근(국어국문) 교수는 “상업적인 분야는 대중들의 마음을 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어 간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언어생활이나 문화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풍조,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고유어를 사용하는 유행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적, 사회적 문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