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피어있는 수목과 꽃들이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학생들의 맑은 눈망울과 가벼운 발걸음에서도 쾌적함이 느껴지는 그러한 계절, 6월이다. 학생들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기말고사를 치르고 약 2개월 동안 긴 휴식과 재충전에 들어갈 것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우리는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있었으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미증유의 ‘정치공백기’를 보내야만 했다. 하여 내치도 외교도 사실상 제로상태에 있었다는 장삼이사의 말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어둡고 힘겨운 시절을 대다수의 국민들은 ‘반전을 고대하며’ 인내하면서 보내야만 했다. 정당성과 정통성을 가진 새로운 정부가 태어나길 학수고대하면서...

때는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국민들은 완전히 바뀐 정치상황을 온전히 경험하고 있다. 마음과 가슴 그리고 머리로 ‘긍정 바이러스’와 연계된 ‘희망의 싹’이 자라서 온전한 결실을 맺기를 국민들은 기대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지역과 국가사회의 성장·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고민과 번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와 국가라는 공동체가 이 시점에 대학과 대학인-총장등 보직자, 교수, 학생, 동창회-에 요구하는 바는 매우 엄중하고 중차대하다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학과 대학인은 공공 가치 (public values)의 창출과 함께 공공가치의 실현에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대학과 대학인은 진리탐구와 사회변화의 촉진자 (change-agent)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대학의 최고 행정책임자인 대학총장은 공공 가치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 글로벌화로 다양성 (diversity)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에서, 국립대학으로서 공공부문에 속하는 우리 대학의 관점에서 대학총장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환경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대학외부의 환경을 우리대학에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역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고교, 타 대학교, 매스미디어, 지방의회, 국회, 비정부기구 등 시민사회, 기업 등 사적 조직 등과 격의없는 쌍방향적 소통을 끊임없이 해야할 것이다. 둘째, 대학공동체의 구성원인 교수와 직원, 학생, 동문조직의 구성원들과 ‘완장’을 벗어던지고, 격의 없이 토론하는 조직문화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창의성과 혁신 (creativity and innovation)적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봉사자와 멘토’로서의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과 연구 그리고 지역사회 봉사에 많은 정력을 쏟고 있는 교수들에게 자율성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대안적 조치들은 교수들의 내재적 동기부여를 위해 보완적 차원에서 사용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다양성, 구체적으로는 문화적 다양성 (cultural diversity)-연령, 성, 종교, 인종/민족성, 세대, 사회 계층 등-을 존중하는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구성원들의 창의성 계발을 통해 구성원 개인은 물론이고 조직전체의 효과성을 높여주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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