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악녀> 선본, 유사 종교 관여 의혹으로 자진 사퇴  
학생들 관심사가 취업에 집중…공동체에 대한 관심 무뎌져
 
2017 총학생회 재선거가 과반 투표율 미달(총 투표율 42.17%)로 무산됐다.

이는 우리 대학 총학생회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재선거 무산이다. 게다가 이번 2017 총학생회 재선거는 이례적으로 세 팀이 입후보하면서 ‘삼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상황이었다. 총여학생회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두 팀이 출마해 경선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지만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유사 종교 관여 의혹으로 후보자 사퇴 
과반을 넘지 못한 42%의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선거일 5일 전에, 유사 종교 관련 의혹으로 두 팀의 후보자가 사퇴한 사안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선거에 입후보했던 <인디>(총학생회), <악녀>(총여학생회) 선본은 지난 달 30일 공과대학 7호관 시계탑 앞에서 진행된 ‘후보자 합동유세’ 현장에서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인디>, <악녀> 측의 ‘사퇴의 변’에 따르면 “선본 내에 신천지가 활동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정직히 응답하기 위해 제보를 수집하고 내부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저희 선본에 전남대학교의 학생 사회에서 우리 서로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들고, 피폐하게 만든 신천지가 들어와 활동한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유사 종교가 관여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거운동원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고 더 이상의 활동이 어려워졌다.”며 “모든 책임을 끌어안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달 31일에는 경영대 학생회 후보자가 같은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경영대 학생회 부후보로 입후보 했던 황법량 씨(경제·14)는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선거 운동원 가운데 신천지 교인이 있다는 사실을 전달 받았고, 학생들을 속이고 선본에 들어온 방식을 인정할 수 없으며, 현 상태로 선거에 임할 수 없어 사퇴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인디> 선본 운동원 ㄱ씨는 “선본 내 특정 종교인들이 활동한 것은 맞지만 조직적인 포교 움직임은 없었다.”며 “하지만 이 사건이 이번 선거 투표율 등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디> 선거운동본부장 장수정 씨는 “이번 사태로 선거운동원들이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전했다.

이이삭 씨(환경에너지공학·12)는 “학생들 사이에서 거짓 포교 활동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며 “유사 종교 피해사례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학 공동체에 대한 관심 저조 
또 이번 재선거 무산의 배경에는 학생회나 학내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지속적인 무관심의 반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우리 대학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과반 달성을 위해 1999년부터 15년간 2~3일 간의 연장투표를 실시해 오고 있다. 공과대 ㄱ씨는 “총학생회가 하는 일이 내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총학생회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염민호 교수(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회장)는 “학생들의 최고 관심사가 취업에 집중되어 있어 대학공동체와 사회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무디어지고 있다.”며 “대학의 핵심 주체인 학생들 스스로가 자치 기구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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