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않던 지난 1월 중순, 눈의 도시 삿포로를 가기 위해 우리는 광주 유스퀘어에서 새벽에 모였다. 7박 8일 동안 한국어 교육봉사를 위해 홋카이도로 가게 된 것이다. 교수님과 대학원 언니 그리고 국어교육과 학생 8명으로 총 10명의 사절단의 여행이 시작 되었다. 광주에서 인천까지 4시간, 인천에서 삿포로 치토세 공항까지 3시간, 그리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1시간 가량 이동시간만 7시간. 우리는 늦은 오후가 돼서야 삿포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물 곳은 북해도 상과 대학의 기숙사였고 우리는 한국어 교양 시간에 그곳 대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  

초보 국어선생님의 한국어 수업 
한국어 수업은 3일 동안 이뤄졌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수업인 날 도 있었다. 수업은 세 가지 주제로 구분되었다. 윷놀이, K-POP과 제기차기, 발음교정. 나는 그 중 1학년을 대상으로 한 K-POP과 제기차기 수업을 진행했다. 

1학년 학생의 경우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고 기초적인 회화만 할 수 있는 정도라서 수업할 때 의사 전달이 힘들었다. 심지어 나는 수업 진행을 해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발표 정도만 해봤지 수업 자료 준비부터 준비물, 진행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하는 일이 처음이라 서툴렀다. 그나마 제기 차기 수업은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모두들 재미있게 했지만 K-POP의 경우 학생들이 생각보다 너무 노래를 몰라서 당황하고 민망했다. 이 시간에 ‘춤스타그램’이라고 유명 아이돌 노래의 춤을 잠깐 보여주고 학생들이 맞추는 건데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반응을 끌어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당시에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반응을 해주지 않는 학생들에게 섭섭하고 내 자신에게도 실망을 했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더욱 철두철미하게 수업 준비를 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 위로해주던 위대한 자연
일본에 있던 일주일 동안 한국어 수업이 끝나면 삿포로 시내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오타루 그리고 하코다테로 여행도 떠났다. 특히 수업이 없는 주말에 1박 2일로 떠난 하코다테 여행은 기억에 남는다. 기차를 타고 하코다테로 가는 그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되었다. 기차는 우리에게 태평양을 보여줬다. 쨍쨍한 태양과 그리고 넓은 바다가 보이는 순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지만 아쉽게도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 담을 수는 없었다.  

특히 하코다테 케이블카에서 본 풍경은 잊을 수 없다. 눈으로 뒤덮인 하코다테가 한 눈에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넓은 태평양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 바로 태양이 있었다. 처음 보는 그런 장대한 광경에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초보 국어 선생님의 부족했던 한국어 수업, 아직 갈 길이 많은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은 풍경이었다. 삿포로에 한국어를 가르치러 왔는데 오히려 내가 배워가는 느낌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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