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남대분회(분회장, 염민호 교수)가 새해 첫 모임으로 개최한 ‘민교협 사랑방, 다섯 번째 마당’이 지난 달 18일 열렸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수캠퍼스와 원격으로 동시에 진행한 이번 사랑방에서는 ‘대학 생활 속의 민주주의: 낡은 관습의 철폐’를 주제로 학생·직원·조교·교수 등 40여명이 참석하여 한 시간 반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각 직능단체 대표들의 새해 최고 관심사는 대학 내 통치구조에 있었다. 특히, 총장 선출제도와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총장에 대한 견제에 관심이 높았다.

이번 사랑방 참석자들은 총장 선출제도 개선, 제왕적 총장의 권한 제한, 교수회장 직선제 및 교수회의 위상 강화, 학내 구성원 간의 신뢰와 소통의 필요성, 비정규직·직원 노조 등에 대한 관심과 배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나간채 관장(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1980년대와 2000년대 대학사회 비교를 통해 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본주의 통제방식이 대학에 은밀하고 비폭력적으로 잔인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나관장은 현재의 자본주의 작동방식이 대학 교수진의 일상에 저항 없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대학인의 인간관계를 망가뜨리고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평의원회를 대표한 김태훈 교수(불문과, 평의원회 기획이사)는 대학 내 민주주의 활성화 방안으로서 교수회 회장 선출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하고, 대학 내에서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제왕적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총장불신임제도를 교수회 차원에서 마련하는 것이 새해의 핵심과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과대학 교수회를 설립하여 학장선거 및 학사운영에 교수진의 참여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중렬 교수(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남대 분회장)는 대학교육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시간강사들에 대한 대학의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대학교육의 공공성 확보와 민주적 평등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학운영에 노조참여를 존중하는 공식적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홍기석 회장(공무원직장협의회)은 직원들의 총장선거 참여 지분이 교수단체에 너무 치우쳐있다며, 특정단체가 최소한 70%의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대학 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직무수행과정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치연(전국대학노조 전남대 지부)지부장은 구성원들 상호간의 존중과 신뢰에 근거한 자유로운 소통이 대학 내 민주주의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대 민교협은 2016년부터 위기에 처한 한국 대학의 위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미래지향적인 대학공동체 건설과 사회민주화를 위한 교수의 역할을 대학 내 구성원(교수, 직원, 학생)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사랑방을 개최해오고 있다. 전남대 민교협은  “앞으로도 사랑방을 통해 대학 내의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토론과 검증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학문화 건설에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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