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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며■1575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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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13: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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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이래 최악의 국정 농단 사태가 드러난 지난 병신년의 암운이 짖게 드리운 채 새해가 밝았다. 2, 3월경이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임기 중 퇴진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되고, 특검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과 처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진행되어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차기 정부를 수립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이지만 대한민국 헌정 시계는 1년을 앞당겨 올해 전환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독일은 총선을 실시하여 경우에 따라 전후 유럽 최장 12년간 집권하였던 메르켈 총리의 시대가 종식되며, 브렉시트로 EU는 43년 만에 영국이 빠진 채 불완전한 유럽 공조 체제를 운영해야 하고, 우리 대학도 새로운 총장 체제로 변화를 맞는다. 요컨대 정유년,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일제 강점과 동족상잔의 전쟁, 그리고 분단된 최빈국에서 시작한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지난한 시련과 진통을 관통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그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의 성취가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의 결과임은 췌언을 요하지 않으며, 모든 국민들은 그 성과를 자부하고 향유할 당당한 권리가 있다. 그렇게 수립한 우리의 정부이기에 ‘한줌’의 위정자와 주변 ‘비선’ 인물들에 의해 헌법이 유린되고 국가가 농단되는 작금의 상황에 우리는 분노하였고, 촛불과 횃불을 들고 가족이 함께 거리로 나섰다. 추운 겨울밤을 밝혔던 촛불과 횃불을 보면서 미국 뉴욕항 입구 리버티 섬에 횃불을 들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생각해 본다. 프랑스 조각가 바르톨디가 설계한 조각상은 오른 손에 ‘자유’의 상징인 횃불을 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 왼 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신상의 왼 손에는 미국의 건국이념이자 근대 민주주의 이념의 기념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독립선언문이 들려있다. 그 핵심 내용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개인의 인권, 대립하고 있던 영국 입헌군주제에 대안으로 제시된 공화제, 존 로크의 사회계약설, 국민이 선출한 정부에 대한 저항권, 그리고 행복 추구권 등이 담겨 있다. 즉 이 조각상은 주권의 주체인 국민의 ‘참정권’과 ‘저항권’이 올바르게 행사될 때 진정한 ‘자유’와 ‘행복’도 향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년 전 투표를 행사한 51.6%가 그 대통령을 선택하였고, 재임기간 한 때 60% 이상의 국민이 지지를 보냈다. 본질을 감춘 그들의 기만성이나 언론의 직무 유기, 혹은 정보의 불균형 등만으로는 전락에 가까운 이 반전의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총체적인 우리의 자화상 자체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특히 지성과 양심의 중심인 대학의 구성원들은 더욱 각성과 행동하는 양심이 요구된다. 상투적으로 보이지만 합리적인 이성과 진리의 추구, 그리고 날카로운 비판 정신은 전환의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미덕이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상투적인 수사가 아니라 이제 우리가 전환시켜야 될 소명이 되었다. 백척간두 망국의 위기에 처한 420년 전 정유년의 전쟁에서 구국을 위해 한 명의 백성으로 백의종군하였던 그 분의 시대의식과 행동이 새삼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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