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였던 김 작가는 “대학에서 노동자로서 받아야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생계비를 위해 일한 맥도날드에서 4대 보험을 보장받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슬펐다”고 전했다.
8년 동안 일했던 대학에서 노동자로 보장받지 못한 경험은 ‘내가 과연 대학에서 정당 한 노동자로 존재했나’라는 질문을 하게했다. 대학에서 주체로서 존재한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했다. 그는 “맥도날드를 비롯한 거리에서 배운 1년의 인문학이 대학에서 공부 한 8년의 인문학보다 못할게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생계유지를 위해 대리운전을 하면서도 김 작가는 끊임없이 ‘나는 이 공간에서 무엇으로 존재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는 “타인의 차를 운전하는 대리기사는 운전석에 앉아있지만 사유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며 “행동의 통제, 언어의 통제, 사유의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거리에서 체득한 인문학을 기록하고 싶다는 김 작가. 그는 “자신이 시간강사에서 물러났을 때 비로소 대학에서 무엇으로 존재했는지 알게 됐다”며 “사유하는 주체가 되려면, 한 발 떨어져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둘러싸는 공간을 직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석 씨(전자컴퓨터공학·16)는 “시간강사인 부모님께 김민섭 작가의 책을 선물하고 싶다”며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백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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