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의미론 연구에 헌신… 동료 후학 정년퇴임 기념 논총 발간
 
 
길이 끝나는 곳에 스스로 길이 되어 가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40여 년을 함께한 교단을 떠나며 윤평현 교수(국어국문)는 다시 길이 되고 있다. 그는 “대학 입시에 떨어졌고 이후에도 어려운 일은 많았지만 긍정적인 사고로 이겨낼 수 있었다”며 “교수는 천성에 딱 맞는 일이었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하게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하고 싶었지만 연구와 강의에 밀려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며 지내고 있다”며 “어학공부와 책 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 2월에는 동료 후학들이 모여 윤 교수의 업적을 기리고자 의미론 분야의 기념 논총을 발간했다. 의미 연구의 기반인 어휘 의미에 대한 연구를 담은 『국어의미론의 탐색』, 논리의미론과 화용론 분야의 최근 연구를 담은 『국어의미론의 심화』, 인지의미론, 텍스트언어학, 의미 교육 등을 담은 『국어의미론의 접목과 확장』 까지 57편의 논문이 실렸으며 1,700쪽 분량으로 세권으로 이뤄져있다. 그는 “세부 분야에서는 특히 쉽지 않은 일을 해줘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학자들의 귀한 옥고가 모여 책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와 강의에 열심이었던 만큼 보람찼던 기억도 많다. 특히 윤 교수의 역저로 꼽히고 있는 『국어의미론』 과 89년 발간한 국어학계 최초 접속어미 연구서인 『국어의 접속어미 연구』 등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선생님 책으로 공부했다’며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연구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2006년 전국인문대학장 협의회장을 할 당시 인문학 활성화를 위해 전국 학자들의 뜻을 모아 진행했던 ‘인문학선언’도 기억에 남는다. 윤 교수는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국가의 인문학 진흥화사업의 맥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자들의 장래 문제를 더 고민해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던 윤 교수는 인상 깊게 보았던 이야기 속 서점주인이 되고 싶다. 그는 “매일 진열창에 전시된 책을 보러 오는 소년을 위해 한 장 씩 책을 넘겨주는 서점주인이 있었다”며 “나는 그간 소년으로 살았으니 이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서점주인의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올해부터 3년간 중국 복단대학 외국인 석좌교수 신분으로, 다음 학기에는 중국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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