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필자는 대학에 입학했다. 새내기는 멋도 모르고 대학을 막 보낸다고 흔히 말한다. 나도 그랬다. 덕분에 국가장학금 최저학점에도 미치지 못했고, 결국 단기간에 등록금을 벌어야했다. 기존에 일하던 아르바이트는 등록금을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머릿속에서는 ‘단기간=막노동’ 하나만 떠올랐다.

막노동도 규칙은 존재했다. 교육을 받아야만 현장에 투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몸이 성치 못하는 일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만 걸음을 걷고 수백 개의 철근을 옮기고 나면 5평 남짓의 열악한 컨테이너에서 잠을 청했다.

이러한 상황은 필자만이 아니었다. 작업현장에는 대학생들이 더러 보였다. 그들에게 일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등록금 벌기 위해 왔다”는 것. 그들은 방학 대부분을 다음 학기를 다니기 위해서 자기계발이 아닌 돈 벌기를 택한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대학의 등록금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015년 연간 등록금 현황을 보면 국·공립대는 최대 983만원, 사립대는 1,241만원이라는 돈을 지불해야 했다. 만약 학점이 부족해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나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선정돼 요건이 충족돼도 국가장학금을 못 받는 경우에 쉬운 알바로는 쉽사리 등록금을 벌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값등록금’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파일럿프로그램으로 서울시립대학에 반값등록금을 실현시켰다. 그 결과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신입생 및 졸업생의 대학생활만족도가 급격히 증진됐고, 돈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자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대학자체적으로 줄인 것이 아닌 서울시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상당한 장점을 보인 서울시립대의 예시를 보고 타 대학들 또한 반값등록금을 고려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실현되지 못했지만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졌다. 나는 믿는다. 모든 대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하면서 다닐 수 있는 그런 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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