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새해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순식간에 찾아왔고, ‘한 살 더 먹었으니깐’이라는 말과 함께 내게 달라짐을 요구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는 어김없이 ‘철이 덜 들었네’라는 말이 되돌아올 것은 뻔했다.
 
새해가 되면 딱히 변한 건 없었지만 철든 척해야 했다. 투정부려서는 안 됐고, 묵묵히 이겨낼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했다. 부조리에도 참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고, 사회 구조보다는 개인의 자질을 탓하고 자기개발을 해야 했다. 혹여나 사회에 불만을 품으면 ‘세상은 녹록치 않은 곳이다’며 핀잔을 받았다. 그렇게 나는 세상모르는 철부지가 됐고, 부모님세대, 즉 기성세대가 원하는 순종적인 어른아이가 돼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진짜 어른의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철든 진짜 어른일까. 고려대학교 장하성 교수는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책을 출판하며 청년들이 분노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장 교수는 청년을 작은 나비에 비유했고, 아주 연약한 나비의 날개짓으로 큰 태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우리 청년들이 함께 힘을 모아 견고한 기성세대의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구조를 탓하고 변혁을 꾀해야 한다. 기성세대와 정치권에 우리 청년들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내 탓이라고 자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구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밑 빠진 항아리에 아무리 물 붓는 다고 한들 항아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힘들면 힘들다 외치고, 잘못된 것은 바꾸라고 외쳐야 할 것이다. 밑 빠진 항아리를 고치려는 행동, 그게 진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나는 학교에 잘못된 사안이 있으면 공론화 시키고 싶다. 그래서 더 나은 우리대학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지금까지 크게 변화시킨 것은 없다. 다만 무언가 변화되길 기대하며 끊임없이 날개짓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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