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에요.”

지난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가만히 있으라’는 문구와 침묵시위로 화제가 된 용혜인 씨(경희대 정치외교·09)의 말이다. 현재 용 씨는 경희대 학생이자 노동당 당원으로, 청년들의 절망적인 사연을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절망라디오’의 패널로 참여 중이다.

여기서 말하는 ‘청년’은 ‘미래가 없는 사람들’이다. 실업, 높은 대학등록금,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취업하기 힘든 대학생, 낮은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 등 당장 오늘을 걱정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뜻한다. 용 씨는 “나이를 떠나 현재 많은 사람들이 취업하기 어렵고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월급으로는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곳이 대한민국이다”고 말했다.

정치는 대표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위임함으로써 나의 요구를 수렴하게 하는 민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청년들이 느끼기에, 현실정치는 전혀 나와 관련 없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정치, 사회운동에 참여하더라도 내 요구가 수렴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용 씨는 “청년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세월호 진상규명, 국정화 교과서 반대,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 반대, 민중총궐기에 참여해도 정부는 자신의 뜻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며 “내 목소리를 내더라도 무언가 바뀐 기억이 없어 청년들은 더욱 정치에서 멀어져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는 점도 청년과 정치 사이의 괴리를 깊게 만든다. 용 씨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으로 일반해고의 요건이 완화돼 앞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은 경영자의 판단대로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높다”며 “야당은 ‘청년’을 위한 뚜렷한 정책도 없는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며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않기에, 이제 청년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청년들이 주체가 돼 정치세력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세력은 비정규직,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현실 등 노동문제에 집중하고 대중운동을 통해 청년들의 지지를 얻어 정치권에 그 목소리를 대변해야한다. 용 씨는 “노동문제가 청년문제 해결의 열쇠이기에 알바노조 등 청년 노동문제에 집중해 청년들의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정치권에서 청년들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의 운동권 문화에서 벗어난 세련되고 참신한 운동권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386세대가 했던 집회, 노동가는 지금의 청년들에겐 낯설고 구시대적이기 때문이다. 용 씨는 “청년들이 참여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운동권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슈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 팟캐스트 절망라디오, 참신했던 연세대 국정화 대자보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청년들의 담론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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