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08회에서는 몽키하우스와 비밀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국가에 의하여 주도되고 자행된 미군 매매춘의 실상에 대하여 고발했다. 특히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수많은 몽키하우스가 존재했는데 이러한 건물의 정체는 바로 성병에 걸린 기지촌 여성들을 강제적으로 수용했었던 성병관리소였다는 것이다.

성병 관리소에는 수시로 성병에 걸린 기지촌 여성들이 수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치료제로서 투여했던 과도한 페니실린 주사로 인하여 쇼크사를 당한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당시 보건복지부가 검찰·법무부 등과 관련 사고의 면책을 보장받기 위하여 주고받은 공문 등을 통하여 명확한 사실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또 군산의 미군기지 근처에 위치한 아메리카 타운이라는 장소에서는 무려 600여개가 넘는 방이 운영되었는데 이는 모두 미군을 대상으로 하는 매매춘을 위한 의도로서 만들어진 곳이었다. 이러한 구역의 운영 주체는 5.16 군사반란의 가담자 중에 한명이었던 백태하 대령으로 그는 박정희 정권에서 중앙정보부 국장을 지내면서 정치권력의 실세로서 활동했었다. 다시 말해서 이와 같은 기지촌 여성들의 미군 매매춘은 박정희 집권 시기에 적극적인 지원과 암묵적인 허용 속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기지촌 여성들을 성병 관리소에 강제적으로 수용시켜 굉장한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행태를 저지르면서도 때로는 국가의 경제 발전과 안보를 튼튼히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른바 애국자로서 추켜세우며 외화 벌이의 첨병으로서 이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미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까지 자국 여성에게 매매춘을 강요하던 것은 200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끝나게 된다. 한편으로 그러한 문제를 비판한 것은 사실 이번 방송이 처음은 아니었다.이미 2003년 2월 9일 자로 방영된 MBC 이제 말할 수 있다 61회 『섹스 동맹-기지촌 정화운동』 편에서 동일한 사실을 상세하게 다루었던 것이다.

단지 전자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국가가 주도한 미군 매매춘의 피해자였던 기지촌 여성들에 초점을 맞추어 다룬 것이고, 후자는 거시적인 시각에서 기지촌 여성들을 비롯하여 당시에 외부적으로는 주한 미군 철수 및 감축 통보를 무효화하고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박정희가 미국과 밀월 관계를 이루려는 일환으로서 시행했던 정책이라는 것에 주목한 차이가 있다.

위의 사진은 1977년 4월 총무처가 당시 대통령 박정희에게 보고하여 같은 해 5월 2일에 친필 사인을 받은 기지촌 정화 대책이라는 보고서의 표지이다. 이 자료는 2013년 10월 6일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이 국회에서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를 통하여 공개했다. 유 의원은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1977년 정부에서 기지촌을 62개소, 9935명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며 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기지촌 여성 전용아파트까지 건립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기재했지만 피해자 증언에 의하면 전용 아파트 건설은 정부가 공창을 만든다는 논란으로 폐기된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결국 기지촌 여성들이 끊임없이 반복해야 했던 미군 매매춘을 국가에서 전적으로 관리까지 하고 있던 것이 드러난 증거인 것이다.

최근 기지촌 여성이었던 할머니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미군 매매춘의 전모가 본격적으로 사회의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201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는 비록 불편한 과거를 직면할지라도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지켜보면서 미래에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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