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은 출생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는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로 학번을 부여받는다. 주민등록번호를 시작으로 어디에서든지 코드나 번호를 받는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도 번호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학번은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성인이라는 상징의 번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여느 학생들과 같이 학번을 가지고 있다. 나의 학번은 94811이다, “94811이 산업공학과 정원식의 학번이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어느 누구도 94811이 누구의 학번인지 알 수 없다. 나만의 학번인 것이다. 그런데 학번이 코드화되어 있었다면 나를 누구든지 쉽게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학번을 코드화 한다면 그 방법으로써 학과, 성별, 등의 요소들을 사용하여 구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번만 보고 특정학번을 가진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손쉽게 알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개인정보를 가져가세요.’라는 의도로 갖고 있는 번호가 아닐까? 더 이상 상징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특정 대학에서는 입학성적 순으로 학번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물론 코드화를 하는 방법의 한가지겠지만 ‘학번 = 입학성적’이라는 편견을 갖게 만드는 학번이 대학생들에게 편안할까?

  입학생 모두에게 주어진 학번은 어쩌면 상징적이고, 개인이 갖는 고유한 번호이다. 평생 존재하게 될 대학의 학번은 주민등록번호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번호가 코드화되어 알리지 않아도 누구나 접근하기 쉽게 구성된다면 상징성보다 획일성을 보여주는 숫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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