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새해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소망을 빌곤 합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새해를 맞은 유학생들은 어떻게 새해를 보낼까요? <전대신문>에서 일본, 스코틀랜드, 몽고 유학생이 들려주는 새해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츠지 마나미(조경학과 교환학생, ?まなみ)
한국의 설날과 일본의 오쇼우가츠(お正月)

나는 2014년 3월에 일본에서 온 교환학생이다. 지금까지 나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나라이고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가끔씩 문화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새해”를 지내는 방법이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게 새해는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에서의 새해는 “설날”이고 음력 1월1일에 행사를 하지만, 일본에서는 양력 1월 1일이 한국의 설날과 같은 “오쇼우가츠” 라는 명절이다. 그래서 일본은 12월말부터 새해를 시작하는 준비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한국은 12월에 명절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제게는 낯선 광경이다.

하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에 절에 가서 “제야의 종소리(除夜の鐘)” 를 듣는 문화는 일본과 똑같다. 차이라고 하면 한국은 종을 33번 때리는데 일본에서는 108번 때린다. 일본에서 108번을 때리는 이유는 한 인간에 108개의 욕심이 있고 종소리를 다 듣고 나서는 그 욕심이 다 없어진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한국과 같이 새해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앞으로 일년간의 행복을 기원한다.

또, 한국에서 나이를 셀 때 새해에 모두가 한살 나이를 든다는 것이 아주 신기했다. 일본은 생일이 지날 때마다 한 살을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한국에서 일본보다 2살이나 많은 경우가 있어서 조금 낯설기도 하고 내가 지금 몇 살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새해 행사들은 현대에 와서도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새해의 명절이 그들에게 소중한 시간이라는 사실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 고철수(어학연수생, Charles Costello)
해장으로 수영하는 축제, 호그마니(Hogmanay)

스코틀랜드에서는 매년 12월 29일부터 1월 1일까지 4일 동안 호그마니 축제(Hogmanay Festival)라는 신년 행사가 개최된다. 새해라는 뜻의 ‘호그마니(Hogmanay)’는 풍습에 따라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크게 축하하는 명절이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호그마니’ 축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새해 축제로서 주목을 받는다. 오늘날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들은 10만 명에 이른다. 다른 신년 축제와 달리 호그마니 축제는 시 곳곳에서 불꽃놀이뿐만 아니라 가요 콘서트, 길거리 공연, 코미디언 콘서트, 민속 공연 등의 다양한 행사가 함께 펼쳐진다.

한국과 달리 스코틀랜드에는 특별한 새해 첫날 풍습이 없다. 한국 사람들은 새해 첫날 온 가족이 모여 세배를 드리고 전통 명절음식인 떡국을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대부분 1월 1일 대신 섣달 그믐날에 가족과 함께 잔치를 연다. 그리고 이른 저녁부터 신년의 첫 해가 뜰 때까지 술을 마신다. 한편 시계가 12시 정각을 알리면 모든 사람들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전통 노래를 부르며 위스키를 기울인다.

그렇다면 아침까지 술을 마셔 숙취로 고생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만의 특별한 해장법이 있을까? 에든버러 사람들의 경우에는 에든버러에서 가까운 차가운 북해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전통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독특한 전통을 ‘The Looney Dip’이라고 부른다.

이번 겨울 방학, 연말 여행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께 에든버러 호그마니 축제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여러분들,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새해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왕욱동(신문방송· 王旭?)
중국 ‘내몽고 자치구’의 특이한 풍습

지금까지 한국에서 4년을 살았다. 이 4년 중 한국에서 새해를 보낸지가 벌써 3번째이다. 한국에 오기 전, 집을 떠난 적도 없었고 새해에도 꼭 가족과 같이 있었다. 한국에 온 뒤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 친구와 함께 새해를 보내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다.

나는 2010년 10월에 한국에 왔다. 2개월 후 새해가 온 것이다. 그때 나는 기숙사에서 나와 친한 할머니 집 2층으로 이사를 하고 자취를 시작했다. 새해가 오기 전날,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홀로 물만두를 먹으며 그냥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할머니께서 따듯한 떡국, 신선한 과일, 그리고 튀김을 주셨다. 정말 감동스러웠다!

한국과 내 고향 중국의 특별 자치구인 ‘내몽고 자치구’의 새해를 보내는 방식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많다. 우선 새해를 보낼 때 꼭 해야하는 것은 먹는 것이다. 우리 고향에서는 7일 간의 먹을 수 있는 고기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왜냐하면 새해 7일 간은 불살생의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탁에 맛있는 것들이 많이 준비해 놓아야한다. 주로 딤섬, 고기, 유제품으로 구성되어있다. 새해를 축하하러 온 손님이나 가족들에게 우유차와 볶은 쌀, 유제품을 드려야 한다.

또 새해를 맞이하는 방식도 다르다. 우리고향에서도 한국처럼 같이 온 가족들 과 함께 모여서 새해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고향에서는 새벽 12시가 되면 밖을 나가 폭죽을 터뜨린다. 온 가족이 함께 불꽃 구경을 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폭죽을 터뜨리는 의미는 새해엔 좋은 일만 생기라는 뜻이다. 또 잡귀신이 들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중국에서 폭죽소리가 없으면 새해라는 분위기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내몽고 자치구’에만 있는 독특한 새해를 보내는 방식이 있다. 우선 집으로 온 사람들에게 하다(몽골족 사람들이 경의나 축하를 표시할 때 상대방에게 선사하는 긴 비단 스카프)를 드린다. 그리고 하다를 주는 동시에 마유주를 준다.

마유주를 마시며 서로 새해인사를 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면 다음 친구의 집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하루종일 지속되면 사람들은 모두 취하게 된다. 이렇게 지난 1년동안의 고생을 배웅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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