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벤치에 옹기종기 모여 꼬물거리던 고양이들을 본적 있는가? 이 고양이들의 뒤에는 길고양이들의 우렁각시인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임(고사모)’의 김경은(법학전문대학원·2학년), 김현재(법학전문대학원·2학년), 김혜인(법학전문대학원·2학년), 백승찬(법학전문대학원·1학년), 신인선 씨(법학전문대학원·1학년)가 있다.

왼쪽부터 김경은, 백승찬, 김현재, 김혜인 씨.

길고양이 밥 주기 모임인 ‘고사모’는 김현재 씨가 시작했다. 그는 2년 전 사회대 벤치와 법전원 주변 고양이들 밥을 주기 시작한 이후 길고양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먹이를 주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모임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이번 학기다. 이들이 돌보는 고양이는 열 마리가 넘는다. 그들이 하는 일은 아침, 저녁으로 한번 씩 밥을 주는 것이다. 그 외에도 밥통이 비어 있으면 수시로 사료를 채워준다. 백승찬 씨는 “고양이들이 만지지는 못하게 하지만 밥 주는 사람은 알아본다”며 “신뢰가 조금은 생긴 것 같아 따뜻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물론 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경은 씨는 “‘밥을 멀리서 주면 좋겠다. 고양이들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현재 씨도 “처음에는 1회용 그릇을 이용했는데 밥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꾸 갖다 버려서 사기그릇으로 바꿨다”며 “사료 그릇에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에 가장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생명체와 공존하는 것이다. 김경은 씨는 “밥 한 끼 값이면 길냥이들 한 달 먹일 수 있다”며 “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같은 생명체인 길냥이들과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재 씨는 “모임이 유지된다면 먹이를 주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동물보호소 봉사와 동물에 대한 권리, 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인권 문제도 공부할 것이다”고 전했다.

동물법이 미흡한 우리나라에서 길고양이는 특히 생존에 취약하다. 깨끗한 물과 밥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길고양이 평균수명은 고양이 평균수명인 14년에 한참 못 미치는 3년이다. 이들은 길고양이 TNR(고양이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현재 씨는 “구청이나 지자체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유지시키면서 주민들과 공생할 수 있다”며 “수의대에서도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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