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사랑으로 3년째 강연해주신 선배님과 행사 후 뒤풀이를 마친 밤.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새벽 4시가 넘어가는데 나의 짜증은 당최 가라앉지 않는다. 노래 가사처럼 ‘♬내일이면 잊으리, 꼭 잊으리~’ 할건데, 괜한 헛고생일까.

"학교나 학과(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여유가 그렇게 없는 걸까? 우선순위가 있을 테고 사정들도 다양하겠지만, 참여 저조는 비단 일정이나 시간적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학생이 갈망하는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어야겠지만, 무턱대고 그쪽으로만 치우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사 많은 학생의 바람을 수렴한 행사라도 그것이 높은 비율의 참여율을 보장하지도 않는 것 같다.

교육목표를 향한 지도방향에 학생들을 어떻게 유혹해 참여시킬 수 있을까. 갖은 술수로 꾀어내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는 걸까. 극한 대립 같은 괴리를 완화시킬 솜사탕은 없는 것일까.

전 직장 상사님이 예순여덟 평생 길에 많고 많은 말씀 중에 내게 주신 한 마디. 나흘 뒤에 뵙기에 만나서 하셔도 될 것 같은데, “급하면 체하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당부하신 통화 말씀이 자꾸 되새겨진다. 무관심 쪽으로 선회하여 좀 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실마리가 보일까. 못 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고도 하는데, 밑동 잘린 나무를 지나던 추모와 애정의 손길을 기억하며 유야무야 지내는 것이 좋을까.

행사에 대한 나의 마케팅 실패를 학생들의 자세 탓으로 자꾸 다독이는 밤. 신문배달 오토바이가 굉음으로 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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