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의 취업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최근 우리 대학의 취업률은 51.4%로 지난해보다 3.9% 상승했다. 작년에는 10개 거점국립대 중에서 최하위권이었으나 올해는 서울대와 부산대에 이어 3위로 뛰어 올랐다. 취업유지율도 81.5%로 호남지역 졸업생 1000명이상 대학 중 1위이고, 거점 국립대 중 서울대, 경북대, 부산대에 이어 4위이다. 

취업률이 교육성과의 척도로 평가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대학은 주요 국립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되었다. 취업률과 취업유지율이 상위권이라는 것은 다른 대학에 비해 취업도 잘되고 취업한 학생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는 의미이다.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운 현실에서 취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희소식이지만 분명한 것은 취업률과 교육의 질과는 상관관계가 높다고 볼 수 없다. 취업을 위한 교육은 지성인으로 갖춰야 할 깊이 있는 소양을 키우기보다는 현실 적응에 필요한 지식교육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업이 강조될수록 학생들이 좀 더 심층적이고 폭넓은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취업률로 대학의 성과를 평가하는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대학 구성원들은 학생들의 취업에 매몰되어 양질의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나 돌아봐야 한다. 학생들도 취업에 관심이 집중되어 지성인으로 필요한 지식 쌓기에 소홀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봐야 한다. 대학이 취업 교육기관처럼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대학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은 폭넓고 깊이 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이러한 교육의 결과가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 목표인 취업 교육과 미래 지향점인 지성 교육과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전과는 다른 교육 체계와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모든 교과목에서 필수적으로 고전을 한 권씩 읽게 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교육방식을 통해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  

학생들도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장래를 설계해야 한다. 인생의 행복은 취업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기 위해서는 학창시절 많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심오한 학문탐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성이 축적되어 훗날에도 자신만의 에너지와 색깔을 발산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장래에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있다. 대대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장래직업을 정하지 못하고 있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것인지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하루 빨리 자신의 적성과 소질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보다 잘하고, 즐길 수 있고, 그리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야 한다.  

아침과 저녁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만물이 무르익는 가을에 나는 미래에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목전의 취업률에 만족하기 보다는 미래를 위해 어떻게 공부하고 가르쳐야 할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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