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여운 남매가 애림민 야생화 공원의 유채꽃 속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근심과 걱정, 고민이 많을 때면 다 내려놓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한 영화감독이 이에 적합한 여행 장소를 소개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하화도’다.

하화도 선착장에 내리고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하화도의 마을 이름 유래가 적힌 비석이 눈에 먼저 띈다. 비석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임진왜란 당시 안동 장 씨가 피난 도중 꽃이 즐비한 아름다운 섬이라며 정착해 하화도라고 불리는 설이 있었고, 두 번째는 이순신 장군께서 하화도를 지나다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이라고 하여 화도라고 명명했다는 설이 적혀있었다. 유래야 어찌 됐든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석을 보고 눈을 돌리자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이 조그마한 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았는데, 그 사람들은 일제히 마을 뒤편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왠지 다른 길을 찾고 싶어 반대편으로 발길을 옮겼다. 길을 걷다 보니 맨 처음 노란색 유채꽃 물결이 흩날리는 애림민 야생화 공원이 보였다. 유채꽃이 펄럭이는 애림민 야생화 공원은 말 그대로 황홀했다.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유채꽃 사이로 들어가 사진을 찍기 바빴다. 4월인 지금 유채꽃은 절정이다. 가을이 되면 코스모스가 핀다니 가을에 와도 좋을 듯하다.

조금 더 걸으니 나무 데크(나무 패널로 만든 계단)가 보였다. 계단을 10분가량 오르니 막산전망대에 도착했다. 앞에 펼쳐진 절경에 넋을 놓았다. 하화도의 맞은편 섬 장구도의 깎아질  듯 한 해안 절벽과 작은 암초에 부서지는 파도 거품이 환상적이었다. 막산전망대에서 조금 더 지나면 깻넘전망대가 보인다. ‘깻넘’이라는 뜻은 깨를 심은 밭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했던 고개라는 뜻으로, 이곳에서는 하화도의 명물인 ‘큰 굴’이 보인다. 파도로 침식된 이 동굴에 파도가 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부서지는 파도의 감탄이 식기 전에 조금 더 걸음을 재촉하니 순넘밭넘 구절초 공원에 도착했다. ‘순넘밭넘’이라는 명칭은 ‘순’이라는 사람의 밭이 있던 언덕이라는 뜻이다. 여기는 9월이 되면 흰 구절초가 군락을 이루며, 그 풍경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한다. 가을에 왔으면 더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그럼 유채꽃을 보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접기로 했다.

모든 코스를 마치고 돌아가는 배에 앉아 시계를 보니 두 시간 반가량이 소요됐다.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많았던 것도 짧은 트래킹 코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올 가을에는 꽃무릇과 코스모스 등 다양한 야생화가 핀다니 가족과 함께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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