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면 현실적으로 많은 조직이 존재한다. 일반기업 등 사적 부문(private sector) 있는가 하면, 정부(지방자치단체 포함) 등 공공부문이 있다.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대학(university)도 규모가 큰 공공조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관료제를 구조적 관점에서 ‘계층제적 구조를 지닌 대규모 조직’이라 개념 정의할 때, 공공관료제 (public bureaucracy)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혹은 국공립대학 등이 해당된다 하겠다. 그렇다면, 대학 등 공공관료제에 종사하는 구성원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어떠한 유형이 존재하는 것일까? 논자에 따라 여러 가지 공공관료제 구성원의 유형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앤소니 다운스 (Anthony Downs, 1966)는 공공관료제 구성원의 유형을 동기(motives)를 기준으로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 상승추구형 (climbers), 현상유지형 (conservers), 광신도형 (zealots), 창도형 (advocates) 그리고 정치가형 (statesmen)이 그것이다. 그는 상승추구형과 현상유지형은 개인적인 사적 이익이라는 동기에 의해 공공관료제를 운영하는 데 비해, 나머지 세가지 유형 (광신도형, 창도형, 정치가형)은 보다 혼합적인 동기를 가지면서 공공관료제를 운영한다고 설파한다. 먼저, 상승추구형은 오로지 자신의 개인적 권한이나 소득, 지위를 극대화 하려는 욕구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은 공공의 이익이나, 사회, 혹은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개인 이익을 챙기려는 목표가 가장 우선순위에 놓여진다. 현상유지형은 구성원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권력이나, 소득, 명예를 유지하는 데에만 오로지 관심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은 변화를 싫어하며, 자신들의 커리어를 더 이상 계발? 발전시키는 데에 무관심하다.광신도형은 자신이 신성시하는 ‘좁디 좁은’ 정책이나 명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승산이 명백히 없는 게임상황이 눈앞에 전개되는데도, 유유자적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공격적으로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공공조직 종사자들은 일반 (general)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창도형이다. 이러한 유형은 광신도형에 비해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며, 추구하는 정책의 스펙트럼도 훨씬 다양하다. 또한 동료나 부하, 상사의 의견을 반영하여 자신의 정책이나 행동노선을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일반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가형은 이른바 공공이익이나 대중복지(general welfare) 등 보다 큰 차원의 공공 선(public goods) 추구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런 유형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역할이나 책임과 갈등을 빚는 일도 있으나 큰 틀에서 화해를 추구하는 성향을 지닌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장 등 핵심보직자들은 다운스가 분류한 이상의 다섯 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지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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