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인원 의경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다. 지난 26일 치러진 201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특별한 졸업장 전달식이 있었다. 누군가는 40년 만에 졸업장을 손에 쥐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형이 대신해 졸업장을 받았다. 주인공들은 지난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제적당한 최철 씨(농업경제·74)와 1995년 시위진압 중 부상으로 17년간 의식불명 상태로 투병생활 하다 지난해 11월 숨진 故김인원 의경(해양생산·95)이다.

故김 의경은 1995년 여수캠퍼스 해양생산학과(구 여수수산대)에 입학한 뒤 1996년 의경으로 입대, 전남경찰청 기동대 소속으로 복무하던 중 그 해 6월 시위진압에 나섰다가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이후 그는 광주 보훈병원에서 17년간 의식불명 상태로 투병생활 해왔지만, 지난해 11월 15일 37세 나이로 끝내 사망했다. 정부는 이후 故 김 의경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고, 명예경찰로 임용하기도 했다. 이 날 졸업식장에는 故 김 의경을 대신해 그의친형 김유원 씨가 참석했다.

스무 살에 입대해 의경으로 복무하던 동생이 쇠파이프에 맞아 두개골이 손상되어 식물인간으로 산 세월은 17년. 동생은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 긴 세월이 흘렀지만 동생을 잃은 형의 시간은 1996년에 멈춰 있다. 김유원 씨는 이날 수여식에서 “하늘에 있는 동생도 졸업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 기뻐할 것이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철 씨

 

 

 

 

 

 

 

 

 


최 씨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반대해 전국적으로 벌어진 학생시위에 참가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후 최 씨가 연루됐던 민청학련 사건 관계자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최씨도 2009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게 되어 40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 것이다.
이날 최 씨는 졸업장으 받으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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