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과 10점. 지난주 한 포털 사이트의 영화 <변호인>의 개봉 전 평점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10점을 준 네티즌은 “보고 주는 성격이지만 10점준다!”,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일베충 냄새가 진동을 해서” 등의 한줄평을 남겼다. 반면 1점을 준 네티즌은 “좌좀들이 깝치지만 않았어도 내가 1점 줄 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OUT!” 등의 한줄평을 남겼다.

변호인은 1981년 군사정권의 용공조작사건인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다룬 영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일화를 모티브로 만들었기 때문에 정치색을 가진 영화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모 보수언론사는 변호인의 주인공 역을 맡은 송강호에 대해 ‘급전이 필요했나’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올리기까지 했다.

일류 배우가 출연하고, 속물 변호사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인권 변호사로 성장하는 영화. 이 전형적인 플롯을 가진 영화가 정치적이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과연 변호인은 정치색을 가진 영화일까?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전 세대분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영화는 영화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영화를 영화로만 보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현 사회가 정치적 대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반증한다. 보수와 진보, 지역, 세대 간의 골은 점점 더 깊어져 이젠 영화평가 조차 영화 그 자체만으로 매길 수 없다. 변호인은 묘하게 현 시대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변호인의 배경인 부림사건은 온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를 한번 더 일깨워 준다. 그런데 그 숱한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가 모함과 비방으로 가득한 보수와 진보의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 슬프게도 현 시대에는 영화를 영화로만 보는 것을 바라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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