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속 같다’는 옛말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르거나 속마음을 모를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이처럼 동과는 껍질은 단단하고 두꺼운데 비해 속은 물이 많아 참외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 생소한 열매는 전국에서 유일하다시피 광주 남구 지석동 ‘황금농원식품’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겨울 동(冬), 오이 과(瓜) 자로 ‘겨울수박’이라고도 불리는 동과는 사실 이름과 달리 가을에 재배되는 호박의 일종이다. 하지만 겉모습은 길쭉한 수박을 연상시키며 큰 조롱박 같기도 하다. 맛은 부드럽고 심심하다. 맛은 다른 과일이나 채소에 비하면 크게 기대할 게 없지만 시원하고 아삭거리며 과즙이 풍부해 갈증 해소에 그만이다.

동과는 오묘한 맛과 더불어 다양한 효능도 지니고 있다. 황금농원식품 양희관 대표는 “동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와 다이어트에 매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부종, 당뇨, 천식과 폐에 좋으며 동의보감에는 ‘동과를 많이 먹으면 피부가 백옥같이 맑아진다’고 기록돼있기도 하다.

동과는 원래 토종 열매로 수랏상에도 올랐던 귀한 식품이었다. 그러다 1960년대 그 명맥이 끊겼는데, 속이 금방 녹아버리는 동과의 특성상 보관이 어려워 재배하려는 이도, 찾는 이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과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17년 동안 동과를 재배하고 있는 양 대표는 “처음에는 토종 식품을 이용해 돈을 벌어볼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나 아니면 다시 동과의 맥이 끊긴다는 사명감으로 재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과는 대중적 인지도가 크지 않다보니 재배 규모는 크지 않다. 평균적으로 한해 20t 가량 생산된다. 동과는 주로 온라인(www.jakdookong.co.kr)에서 생과(개당 2,000원)와 원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식품회사나 궁중요리연구가들도 동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 동과가 많이 알려져 소비처도 늘어나고, 재배도 많이 하게 되면 꾸준히 재배해온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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