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금연 반대에요? 나는 청개구리에요.”

일본인 아주머니의 말에 조그만 교실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그는 이어 한국말로 더듬더듬, 하지만 또박또박 의견을 말했다.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것 반대합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일본인들이 한글을 배우는 오사카 한국문화원의 ‘세종학당’이다. 한국문화원은 10년 넘게 운영해오던 한국어 교실을 3년 전부터 세종학당으로 전환했다. 지난 6월 25일 찾은 이곳은 ‘길거리 흡연 찬성/반대’를 주제로 토론수업이 한창이었다. 서투른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제임에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태도가 돋보였다.

수업을 받은 지 8년째라는 한 중년 남성은 “드라마 ‘허준’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매일 아내와 한국드라마를 보며 한국어 실력을 쌓고 있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가수 신승훈의 팬이라는 야마기시 다마메 씨는 “이제는 노래를 듣기만 해도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학생들은 주부나 은퇴한 직장인 등 적지 않은 나이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대개 7~8년에서 길게는 10년 동안 꾸준히 수업에 참여했다. 이러한 학생들이 한 학기에 600여명이나 몰릴 정도로 세종학당은 인기가 높다. 박영혜 한국문화원장은 “공간이 협소해 어쩔 수 없이 인원을 6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어떤 것에 흥미가 생기면 깊게 파고드는 일본인 특유의 기질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 가수의 일본 데뷔를 돕거나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등, 한국문화원은 한일 간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 원장은 “앞으로는 청소년이나 젊은이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시켜 젊은 세대가 한일 관계에 좀 더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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