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비슷한 행사 많고 참여자 적어 아쉬움 가득

▲ '도전! 초간단 야매요리'에는 12명(8팀)만 참여했으며 그중 두,세팀은 축제 관계자였다.

“대학교 축제? 별거 있나. 한 쪽에서는 공연하고 한 쪽에서는 주막 열고 그러다 끝나겠지….”
축제를 앞두고 박용성 씨(경영·09)가 뱉듯이 던진 말이다. 비단 우리 학교 축제만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전반적인 대학 축제 문화에 대한 일침이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용봉대동풀이도 이러한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축제는 ‘도전! 초 간단 야매 요리 대회(야매요리)’, ‘런닝맨’, ‘전대인 장기자랑’, ‘과티콘테스트’, ‘게릴라노래방’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하지만 런닝맨은 지난해도 개최됐었고, 야매요리도 지난해 ‘자취생 요리대회’와 비슷한 행사다. 장원용 씨(경영·10)는 “올해도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타 대학 축제와 비슷하게 주막과 무대공연 위주로만 축제가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락 페스티벌’처럼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낸 공연도 있었지만 공연 프로그램마다 특색이 적었다는 의견도 많다. ㄱ 씨(사회·13)는 “첫날 ‘너희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했던 ‘*23#’, ‘가로등뮤직’ 팀이 마지막날 ‘전대인장기자랑’에, 루버스틱은 첫날 ‘락페스티벌’과 둘째날 문화전문대학원 축제 ‘유별난 밤’ 무대에 또 출현했다. 식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참여율도 낮았다. 런닝맨의 경우 참가신청을 지난달 23일까지 받았지만 신청자가 없어 28일까지 연기했다. 야매요리도 참가자는 12명(8팀)에 불과했고 게다가 두세팀은 축제 관계자였다. ㄴ 씨(경영·13)는 “저녁은 시끌벅적하지만 낮에는 비교적 조용해 축제다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 축제 관계자는 “다음해에는 더 열심히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형호 씨(문화전문대학원 8기)는 “학교 축제를 보면 대학축제답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보여 감사하다. 하지만 여전히 무대 따로, 관객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단순히 무대 공연을 즐기는 것을 넘어 무대와 관객이 하나 되어 노는 방법을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객들도 신나게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학 축제가 최근 들어 아쉬워진 것은 주최 측과 학생들의 탓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과거에는 대학만 나와도 취직이 보장돼 비교적 낭만적이고 열정적으로 축제를 즐겼던 것 같다”며 “요즘은 학생 수도 많아졌고 취업난 때문에 경쟁하는 분위기다 보니 다양하게 축제를 참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축제도 변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비슷한 주막이나 장기자랑 등에서 벗어나 학과의 특성을 살린 단과대 축제도 있었다. 생물교육과는 학생들이 직접 채집한 곤충과 식물 표본으로 표본전시회를 열었고, 예술대에서는 초상화를 그려주었다. 생활대에서는 ‘패션왕콘테스트’, ‘석류아가씨선발대회’ 등을 개최해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민 박영복 씨는 “학과의 특성을 살린 시도들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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