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릿속은 너무 복잡하다. 그럴 때면 주변의 모든 것이 피곤하게 느껴진다. 가끔은 옆에 있는 애인마저도 귀찮고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진다. 정말 비움이 우리의 복잡함을 해결해 줄까? 복잡함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당신에게 생각 많은 ‘장그래’ 씨를 소개한다.

장그래 씨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의 주인공이다. 그래 씨는 바둑영재로 자라다 입단하지 못하고 사회에 던져진다. 방황하던 중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대기업인 원인터네셔널에서 낙하산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의 이력서 특기란은 텅 비어있다. 고졸인 그래 씨에겐 기본적인 무역용어도 머릿속에서 엉키고 만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늘 혼자 바둑을 두던 그에게는 동기간의 경쟁도, 상사와의 관계도 복잡하기만 하다.

누구보다 복잡하고 생각이 많은 그래 씨의 얼굴은 한결같이 무표정이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에 대처하는 그의 능력은 매순간 빛난다. 그런 그래 씨가 날마다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복기’이다. 복기는 바둑알을 다 치운 다음, 자신이 둔 바둑을 처음부터 다시 두는 것이다.

어디서 실수했는지, 어떤 수가 최선이었는지를 자세히 따져보는 과정이다. 그래 씨는 인생을 바둑판에 비유한다. 자신의 하루를 바둑으로 두어 반성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답답함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돌아보고 고민하면서 발전해 가는 것이다.

복잡한 당신에게 그래 씨처럼 스스로 복잡함의 문을 열어보기를 추천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도망가지 말고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돌파해야 한다. 그래 씨의 말처럼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들수 있을 때’ 복잡함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지금은 해결되지 않을 듯한 복잡함도 우리를 ‘인생’이라는 바둑에서, 미생에서 완생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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