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에 사범대에 입학한 이후로 지금까지의 햇수를 헤아려보니 자그마치 30년이다. 그런데도 학교에 오면 모든 것이 늘 새롭다. 나도 늘 새로워지고 싶다. 대학원에 처음 입학하였을 때 학부생 시절에 못한 교육적 경험을 모두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순간순간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오롯이 알아차리며 살아야 하겠다. 순간의 적분이 경험이고 삶이리라.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는 유한하지만 존재의 실현가능성에서는 무한하다. 인간은 교육적 인간으로서 늘 교육하는 삶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한다. 나 또한 ‘지금-여기서 교육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도 교육적 존재를 실현하고 있다. 인간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서로 교류하며 교육하기를 할 수 있다. 글쓰기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지난 학기에 나는 ‘전남대학교 온라인 글쓰기 상담실 대학원생 도우미’로 활동하였다. 나는 학부생 시절 학회와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하였는데, 그 시절의 대학 분위기는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었다. “글쓰기 상담도우미 활동을 통하여 교학상장을 하며 어두운 기억들도 치유해야 하겠다!” 지금껏 버리지 못한 욕심이 나를 어느새 글쓰기 상담도우미로서 활동하게 한 셈이다. 나는 도우미 활동 덕분에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식, 사랑, 배려, 격려, 성숙된 인격, 따뜻한 마음 등 글로 나눌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많았다. 후배들이 성실성과 진정성으로 대학공동체의 문화를 멋지게 꾸려가는 모습을 보았다. 종무식 날에 강 선생님은 내가 준비한 소감문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천천히 읽었다. 어느새 나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스무살의 청년이 아직도 나의 마음속에 있음을 알고 기뻐하다가도, 벅찬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나를 몇 번이고 자책하였다.  

글쓰기는 삶과 존재를 변화시킨다. 그간 나의 삶은 한번 활시위를 떠나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연속적인 시간에 갇혀 멈출 수 없었다. 글쓰기 상담 도우미 활동은 나를 잠시 멈춰 세워 다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쉼표였다. 나는 새로운 화살을 얻었고, 나는 이 새로운 화살로 활시위를 힘차게 당길 것이다. “글쓰기로 만나는 사람을 사랑하고, 설득하고, 배려하며 감동의 빛을 나누리라!” “글쓰기는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한 인간의 인격을 형성하고 공동체의 문화를 바꾼다!” 내가 도우미 활동을 하는 동안 이러한 글귀는 어느새 체득되어 신념이 되었다. 글쓰기를 도입하고 실천하는 선생님들에게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강하고 담대하게 이 일을 행하라.”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격려해주신 담당 선생님과 함께 수고한 학부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밤잠을 설치고 휴일을 반납하며 고생한 후배들의 앞날에 영광과 축복이 가득하길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대학 행정 담당자들은 실제적인 산출물을 가져오는 동시에 교육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의 두 가지의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글쓰기 교육에 지원과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쓰기 상담도우미 활동을 통해서 발견한 전남대학교의 글쓰기 교육의 특징은 이러한 주장을 철저하게 뒷받침한다. 전남대학교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은 대학 공동체를 이루는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피드백이라는 형식을 통해 교육 경험을 나누어 갖고, 참여자들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실제적이고도 강력한 교육 매체이다. 전남대학교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은 의사소통 능력의 개발, 학업능력의 증진, 새로운 대학 공동체문화의 창조, 협업적인 교육활동의 실천, 학생의 기초능력 신장 등 대학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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