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대학은 학사관리지표를 높이기 위해 C+ 이하 재수강생의 A+학점을 제한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융합인재교육원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고,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높이기 위해 교양과목을 개편했다. 국제화지수를 높이기 위해 해외로 파견되는 학생 수를 늘렸다.

물론 본부의 입장에서는 지표를 향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대학재정을 쥐고 있는 교육부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집행하는데도, 부실대학을 선정하는데도,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발표하는데도 늘 지표를 기준으로 지원 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표가 높은 대학은 지원하고, 지표가 낮은 대학은 지원을 하지 않을 뿐더러 강력한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니 말이다.

지표를 높여 더 많은 재정을 받는 것은 분명 학생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재정이 뒷받침돼야 더 많은 장학금 수혜 기회가 생기고, 더 좋은 시설에서 공부할 수 있다. 다만 대학이 양적 지표만을 쫓을까봐, 지표 올리기에 지나치게 열중할까 겁이 난다.

재수강생 수강제한만 봐도 그렇다. 재수강을 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학생들의 반발이 극심했는데도 본부는 결국 한학기의 유예기간조차 주치 않은 채 재수강생의 학점을 제한했다.

대학 본부와 구성원들의 소통, 교수와 학생들의 친밀도, 학생들의 소신 수강 등 양적 지표 외에도 좋은 대학을 위해 안고 가야할 것들이 많다. 양적 지표도 좋지만 그 지표에 가려 빛이 비추지 않는 부분까지 함께 향상시키려는 대학이 되길 바랄 뿐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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