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라 민주화 시키지 않아요.”

얼마 전 공중파 라디오에서 인기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이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사용하는 의미로 ‘민주화’를 언급해 뭇매를 맞았다. ‘일베’는 도대체 어떤 사이트 이길래 ‘민주화’를 공산화, 독재화 등의 뜻으로 사용할까. 그들의 주된 공격대상은 5·18민주항쟁(5·18), 호남 그리고 여성이다. 최근에는 민주당이 5·18역사왜곡을 서슴지 않는 일베에게 운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논의가 확산됐다.

일베의 주장은 조금만 살펴봐도 허점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일베에서는 5·18에 남파된 간첩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간첩들이 광주까지 내려와 시민들을 선동했다면, 간첩들에게 순순히 길을 내어준 청와대와 국방부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먼저다. 그만큼 그들의 주장은 엉터리이다.

자극적인 일베의 주장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이런 엉터리 같은 논리에 제대로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설령 그들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도 감정적으로 흥분만 할뿐 왜 틀렸는지 제대로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따로 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5월 17일 봉지에는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넘쳤다. 하지만 같은 시각 5·18역사 왜곡에 대한 특강현장에는 빈 의자로 가득했다. 누군가 떠먹여 주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개인에게 전문가의 깊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제대로 된 역사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그들이 왜 틀렸는지 정도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딘지 모르게 네오나치의 냄새를 풍기는 일베, 기왕에 비판할 거면 알고 제대로 비판하자. ‘상대할 가치도 없는 말’이라고 우습게 넘기기 보다는 스스로부터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들의 관을 붙들고 우는 어머니에게 ‘홍어 택배 왔어요’라는 말도 안 되는 ‘드립’을 치는 그들에게는 진실에 바탕을 둔 ‘팩트’만이 답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