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이 저물고 푸르른 여름이 다가온다. 우리는 이 푸름을 위해 열렬히 싸웠다. 한없이 붉었던 80년 광주. 그로부터 33년, 이 땅에 민주주의는 바로 서 있는가. 적어도 그 선봉에 섰던 대학에서는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확립되어 있는가? 우리의 삶을 살펴보자. 학교의 총장을 뽑을 때 혹은 등록금을 비롯한 학교예산을 편성할 때 학생은 의견조차 내기 힘들다. 누군가 군대식 MT문화를 비판했으나 학교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학생회를 뽑는 선거의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기며 이조차도 수 일이 걸린다.

 

이제껏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제시되어 왔다. 맞는 말이다. 개개인이 등록금 문제와 군대식 MT문화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그에 관련한 대화에 참여한다면 문제는 원만히 해결 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왜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을까.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목소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개인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무언가를 요구하더라도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총장직선제라고 해봐야 학생들이 뽑은 총장이 당선되는 것은 우연에 가깝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학생들의 권한 확대를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학내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학생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총장선출과 등록금, 교수 임용이나 예산안 편성, 교내 행사 등 교내의 모든 사안에 민주적인 방법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고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에게 민주주의란 선거 때 표를 행사하는, 아주 잠깐의 절차적 민주주의에 불과하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참여’가 제도화 되어야 한다. 현재의 대의제, 즉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학생회가 의사결정을 행하는 대신 모든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제도화시키는 쉬운 방법으로 학과 총회를 들 수 있다. 지금의 형식적인 학과 총회에서 벗어나 의사 결정기구로서 기능하게 한다면 학생들의 직접 참여는 촉진 될 것이다. 여기에 앞서 주장했던 것처럼 학과 총회, 즉 학생이 학교의 전반적인 사안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증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직접 참여하여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래(학과 단위)에서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면 그들은 위(학교 전체)에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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