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봉문화관 1층에 위치한 자율전공학부 강의실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우리 대학이 자율전공학부(자전부)에 대해 전임교수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전부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10년에 신설된 자전부에는 전임교수 세 명(사학, Organizational Studies, 관념사 전공)이 소속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 교수를 기초교육원으로 강제 소속변경한데 남은 두 교수가 이어 지난 5월에는 각각 역사교육, 철학과로 소속 변경돼 현재 자전부에는 전임교수가 없는 상태다. 이두휴 교무부처장(특수교육)은 “전공간의 경계를 넘어 특정학과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자전부의 본래 취지다. 전임교수가 있다면 전공 교과목 개설 비율이 높아 특정 과목에 집중될 수 있기에 전임교수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본부는 자전부에 학사관리 코디네이터(가칭)를 두고,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사 지도를 이끌 예정이다. 이는 일종의 겸임교수제도로 타과 소속의 교수를 4년 장기 계약 등을 통해 ‘(자전부)4년 책임교수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부처장은 “좋은 (책임)교수를 찾기 어렵겠지만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전부 학생들의 반발은 거세다. 김주연 씨(10)는 “학문통섭세미나 강의 개설, 개론 강의의 전공필수 등 학문 통섭을 위한 자전부 만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 위해 전임교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전임교수는 강의, 학사지도 외에도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개설 교과목의 편중만을 이유로 전임교수를 두지 않는 것은 작은 의미의 교수만을 염두하고 내린 결정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반발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전부 신설 당시 약 1년6개월 동안 세 명의 책임지도교수(겸임교수)를 뒀지만 이들은 본래 학과 업무가 많아 자전부에 큰 관심을 쏟지 못했다. 학생들은 “겸임교수 실패 이후 전임교수를 임명했고, 전임교수 체제에서 학과 운영이 훨씬 원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처장은 “코디네이터는 당시처럼 두 학과의 업무가 아니라 최소 4년은 자전부 일만 집중토록 할 예정”이라며 “그 때와는 달리 운영될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후속대책이 논의되지 않은 채, 교수 소속변경이 이뤄졌다는 데 학생들은 불만을 제기한다. 최용헌 씨(12)는 “코디네이터 운영방식, 수강신청, 강의개설, 커리큘럼 등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전임교수 폐지 외에는 어느 것도 분명하게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이런 주먹구구식의 변화를 볼 때, 과연 본부가 자전부를 발전시킬 열정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처장은 “본부는 자전을 유지, 발전시킨다는 것은 확실한 부분이다”며 “자전부 일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전부 학생들은 소속 변경의 절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5월 자연계열 폐지에 이어 전임교수 폐지 역시 학생들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본부의 일방적인 통보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중요한 학과 일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 역시 중요하다”며 “학생들도 논의의 주체가 되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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