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이라뇨"하며 끝내 신임 학장 소감을 밝히지 않는 문희 학장(응화부·흡착분리)의 인자한 웃음 뒤로 겸손함이 묻어난다. 아직 치우지 못한 연구실임에도 불구하고 문 학장의 깔끔한 용모와 중후한 미소로 연구실이 한껏 환해진 분위기다.

공과대학 학장으로서 문 교수는 "이공계 대학 기피 현상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97년도 IMF 이후 직장의 불안정으로 인한 이공계열의 직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었다"고 꼬집는다.

또 "학부제 도입으로 인해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정체성을 잃었다"는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학년 학생들에게 대학원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해 자기 전공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활동 공간이 너무 좁다"고 말하는 문 학장은 "학생들이 학내에서 가능한 활동은 취미동아리, 학술동아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기존의 학회에 학생분회를 만들어 학생들이 논문을 발표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는 등 학교 밖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한다. 또 그는 "교수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학생들이 잘 모른다"며 "1년에 한 번 교수들이 이룬 업적이나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맡겨진 책임과 의무는 물론 선의의 권한도 확실히 발휘해 공대 행정을 제대로 끌어나가겠다"는 그는 "눈에 보이는 성취보다는 장기적으로 대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여건의 기본을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좋은 건물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 3주체 모두 각각 맡은 일이 있다. 구성원들 모두가 제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학장으로서 잘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대신문 정나래jnroi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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