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기 학군사관후보생 합격통지를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시간이 흘러 1월 기초군사훈련과 8월 하계입영훈련, 벌써 두 번의 훈련을 수료하였습니다. 이제 53기 후배들이 들어온다고 하니 새로운 감회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봅니다.

처음 학군단에 입단해서 혹독한 추위 속에서 훈련을 받으며 몸이 고단할 때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인생의 모진 풍파가 닥쳤을 때 견뎌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2주간의 훈련을 수료 하고 무거운 군장을 어깨에서 내려놓는 순간 느꼈던 ‘해냈다’라는 뿌듯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필기시험, 체력검정, 면접평가의 3차 시험의 관문을 통과하고, 기초군사훈련 등 여러 과정을 지나온 지금, 제게는 큰 선물이 한꺼번에 생겼습니다. 학군단이라는 집단에서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소속감과 전통 있는 전남대 제 105학군단에 대한 자부심, 항상 아낌없는 조언과 따뜻한 마음으로 앞에서 이끌어주시는 단장님, 훈육관, 선배, 그리고 함께 훈련을 받으며 생기는 그 뜨거운 동기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젊은 날의 소중한 인연이자 추억입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일반조직에서는 더욱 느끼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동기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입단 전에는 팔굽혀펴기 3개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체력측정에서 전 종목 특급을 받을 정도로 체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아침 ‘용봉스리가’라는 학군단 내의 소규모 체육대회를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족구와 농구 게임을 남후보생들과 함께 하며 건강한 스포츠 정신과 더불어 그 속에서 돈독한 선후배간의 정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많이 변한 것은 삶을 대하는 저의 마음 가짐입니다. 훈련을 통해 힘든 일이 있을 때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을 길렀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전적이며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특히 이번 하계입영훈련을 통해서는 육체적 고통과 무더위 보다 훗날 내가 소대장이 되어서 소대원들을 품을 줄 아는 진정한 육군소위가 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과 그 책임감이 더했습니다. 기초군사훈련 간의 마음 가짐과 하계훈련 간 마음 가짐을 비교해보니 스스로 많이 변화되었다는 생각이 들며 장교의 길에 한 발 더 내딛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장교후보생 생활을 하며 존경하는 단장님과, 훈육관, 선배들의 가르침을 통해 그리고 스스로를 다져나가며 더욱 단단한 장교후보생이 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민주화의 성지이자 요람인 전남대학교를 대표하는 학생 여러분과 105 학군단의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애국심이 더해져 전남대, 나아가 사회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스스로 노력을 바탕으로 사회 어디에 진출을 하든 자랑스러운 용봉인으로 거듭날 수 있길 소망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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