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대학에서 '다른' 것을 배우고 있는가.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이 시대, 이 나라의 대학생으로서 고민해본다. 사실 요즘의 대학교육 실태를 보면 우리가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大學生)’인지, 그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덩치’가 커진 학생이라는 의미인 ‘대(大)’ 학생인지 구별이 잘 가지 않는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토록 선망해 마지않던 대학이라는 곳의 의미를 잘못 배운 걸까 하는 의심도 든다. 그 정도로 대학교에서의 대학생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런 슬픈 고민을 할 시간조차 사치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대들은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가.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하고 싶어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대학생으로서 그대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 본 적이 드물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우리들의 생활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학생의 생활을 ‘간단하게’ 짚어 보겠다.

대학교 입학 후 OT, MT 등 학과 행사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1학년을 보냄.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2학년. ‘마음’을 바로잡고 공부에 열중, 하고자 하나 ‘아직 시간이 있다’는 생각으로 허송세월을 보냄(여기에는 이성 관계,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음). ‘3’이라는 숫자에 흠칫 놀라며 모든지 해낼 수 있다는 ‘깡다구’로 의욕적인 생활을 계획. 몇 달은 잘 해냄. 하지만 어느 순간 밀려오는 각종 시험과 과제 등으로 지쳐감. 시간이 갈수록 재수강에 대한 압박감이 밀려옴. 더불어 여기저기서 어학연수, 봉사활동, 대외활동 등 다양한 스펙이 중요하다는 소리가 들려옴. 불안감을 느낌. 4학년.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지만 취업의 문은 낮아지지 않음. 경쟁자들의 스펙은 본인보다 언제나 높음. 하루가 다르게 예민해짐. 꿈, 여행, 도전, 행복이란 단어를 잊어감. 결국 취업에 성공하나, 어느 순간 자신에 대해 ‘물음표’가 나타남. 본인이 알고 있던 자신이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회의감이 듦. 대학생활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알지 못함.

여기까지다. 본인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실감이 나는가.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지금껏 가장 가까이에서 대학생들을 만나고 느꼈던바 이렇게 전한다. 그렇다. 사실 간단한 문제다. 대학은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니 우리들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그 학문을 배우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우리네 사회는 이 쉬운 걸 허락해주지 않는다. 원래 대학이라는 곳이 이런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학 양산 등의 이유로 고교 졸업 후 당연히 가야 하는 곳이 되어버린 탓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대학을 ‘본인의 배우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서 진학하는 곳에서 ‘취업을 위한 정거장’ 정도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실 숨이 막힌다. 도서관에서 숨죽인 채 각종 서적들로 둘러싸인 아니 갇혀 있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다. 어디에서 우리는 창의적인 생각, 새로운 도전의식을 배울 수 있을까. 대학이 바로 ‘그곳’이다. 대학생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모두가 ‘레드오션(Red Ocean)’으로 향하는 것보다 각자의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그대들을 보고 싶다. 간절히 바란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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